
여성에게 질염은 감기처럼 흔한 질환이다. 질염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이 침입하거나 호르몬 변화,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인해 질에 염증이 생긴 상태다. 질염은 원인에 따라 ▲세균성 질염 ▲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위축성 질염으로 구분한다. 세균성 질염은 질 내 유산균 균형이 깨지면서 유해균이 증가한 상태이며, 칸디다 질염은 칸디다 곰팡이가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트리코모나스라는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위축성 질염은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발생하며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질 분비물 증가다. 이 외에도 냄새, 외음부 가려움·따가움, 배뇨통, 성교통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질염은 원인에 따라 항생제, 항곰팡이제, 여성호르몬제 등으로 치료한다. 증상은 약물치료만으로 완화되지만, 재발이 잦은 질환이기에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꽉 조이는 옷보다는 통기성이 좋은 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위생을 철저히 하되 질 세정제의 과도한 사용은 피해야 한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질염이 악화될 수 있기에 피로,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적이다.

질염을 방치하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질염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만성적인 질염은 골반염을 유발할 수 있다. 골반염은 자궁, 나팔관, 난소 등 여성 생식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질염과 자궁경부염을 방치했을 때 균이 위로 퍼지면서 발생한다. 골반염의 증상은 질 분비물 증가, 냄새, 하복부 통증, 배뇨통, 성교통, 생리불순, 발열, 오한, 피로감 등이다. 특히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아랫배가 뻐근하고 찌릿한 느낌이 드는 것은 골반염 전조증상일 수 있다.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불임, 자궁 외 임신 등을 초래하는 난관 손상이 발생하고, 만성적인 골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어떤 질환이든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질염이 골반염으로, 나아가 불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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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