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겠지” 했다간... 빙판길 노인 낙상, ‘단순 사고’ 아닌 ‘생명 위협’

▲ 출처=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 빙판길 낙상은 어르신들에게 단순한 타박상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고 직후 눈에 보이는 외상이나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원 방문을 미루다가,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나서야 뒤늦게 후회하는 사례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머리를 부딪치며 발생하는 ‘두부 손상’이다. 빙판에서 넘어지며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뇌진탕이나 두개골 골절, 심한 경우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어르신들은 노화로 인해 뇌가 위축되면서 두개골과 뇌 사이의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젊은 층보다 작은 충격에도 뇌 손상을 입을 확률이 훨씬 높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있거나 혈액 응고를 억제하는 항응고제 등을 복용 중인 고위험군의 경우, 사고 직후에는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이 서서히 진행되는 ‘지연성 뇌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낙상 이후 수일에서 수주가 지났더라도 평소와 다른 두통, 구토, 의식 저하, 보행 이상, 혹은 갑작스러운 성격 변화가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두부 손상만큼 치명적인 것이 바로 ‘고관절 골절’입니다.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 뼈를 연결하며 체중을 지탱하고 걷거나 뛰는 모든 일상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부위이다. 노화로 인해 골밀도가 낮아지고 충격을 흡수할 근육마저 부족해진 어르신들에게는 가벼운 엉덩방아조차 큰 골절로 이어지기 쉽다.

만약 고관절을 다치게 되면 단순히 걷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을 넘어, 장기간 병상에 누워 생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욕창, 폐렴, 요로감염, 심혈관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되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간혹 초기 통증이 심하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걸음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치료를 방치하기도 하는데, 이는 골절 부위를 어긋나게 만들어 보행 능력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낙상 이후 엉덩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조금이라도 통증이 느껴지거나 체중을 싣기 힘들다면 지체없이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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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