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과 심근경색의 구분법 및 치료 방법

▲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장덕현 과장

가슴 통증은 ‘심장이 아프다’는 공포심을 주지만, 그 원인이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심장 질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늑연골염, 역류성 식도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심장 통증, 특히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장덕현 과장과 함께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구분하는 통증의 형태 및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Q. 가슴 통증은 무조건 심장 이상 때문인가?
A. 아니다. 가슴 통증은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장 이상 외에도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늑연골염, 흉부 근골격계 질환, 기흉, 흉막염, 기타 폐 질환, 역류성 식도염, 소화성 궤양, 스트레스 질환 등도 가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가슴이 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심장 이상으로 인한 통증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 통증이 발생하는지에 따라 심장 이상 여부를 가릴 수 있다.

Q. 가슴 통증을 보이는 대표적인 심장 질환은 무엇이며, 통증 위치는?
A. 대표적으로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들 수 있다. 이 질환들은 심장에서 나오는 혈관인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상동맥은 심장 오른쪽과 왼쪽에 하나씩 있으며, 심장을 감싸 안은 모양이 왕관을 쓴 형태라 관상동맥이라 불린다. 이 혈관은 심장에 에너지(혈액)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간혹 ‘오른쪽 관상동맥이 안 좋으니 오른쪽 심장이 아픈 것 아닌가’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아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의 경우, 가슴 중앙 및 명치 통증이 있고, 그 통증이 왼쪽으로 방사되어 왼쪽 팔, 왼쪽 어깨가 저린 느낌이 들면 의심해볼 수 있다.

Q.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A. 협심증은 관상동맥 내 플라크(찌꺼기)가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한다. 통상 관상동맥이 절반 정도 막히면 통증은 발생하지 않는다. 70% 정도 좁아지면 계단을 올라가거나 무거운 걸 드는 등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오고, 90% 정도 좁아지면 일상생활 중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협심증은 ▲운동 시 통증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 없음) ▲가슴 통증 발생 후 안정 시 5~10분 이내 사라짐 ▲추운 날씨에 노출됐을 때 잘 발생 ▲목 통증, 왼쪽 팔로 통증 방사, 호흡곤란, 어지럼증, 심한 경우 실신 등 증상을 보인다.

반면, 심근경색은 말 그대로 관상동맥이 급성으로 완전히 막혔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가슴 통증이 발생한다. ▲지속적인 통증 (30분 이상) ▲통증이 갑자기 발생하며 안정 시에도 사라지지 않음 ▲혈압 저하 및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보이면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Q. 협심증 및 심근경색을 진단하는 검사 방법은?
A. 협심증의 경우,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심전도를 몸에 붙이고 달리면서 증상 재현과 심전도 변화를 확인한다. 다른 검사로는 관상동맥 컴퓨터단층촬영(CT)이 있는데, 움직이는 심장이 멈춰 있는 동안 빠르게 촬영해야 하므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두 검사 모두 위양성/위음성이 높기에 이상 소견 시 정밀검사인 관상동맥조영술로 정확하게 확인한다.

또한 핵의학 검사(SPECT)도 협심증 진단에 활용된다. 운동부하검사와 방식은 비슷하지만, 뛰면서 검사하는 게 아니라 휴식 상태에서 심장에 약물을 주입해 스트레스 상황을 만들고 혈액이 얼마나 공급되는지 혈류 변화를 본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심근경색의 경우, 급성으로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로 응급실로 내원하게 된다. 응급실에서는 심전도 검사 및 심장혈관 효소 검사 등을 시행한다. 환자의 증상 3가지 중 2가지가 양성일 경우 심근경색으로 진단하며,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경우 응급으로 관상동맥조영술을 시행한다. 관상동맥조영술은 팔 또는 허벅지 혈관을 통해 미세도관(카테터)을 삽입해 관상동맥 입구까지 진입, 조영제를 사용해 혈관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이다.

Q. 협심증 및 심근경색의 치료법은 무엇인가?
A. 약물과 시술,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시술은 스텐트 삽입술이, 수술은 관상동맥 우회술이 가장 보편적이다.

스텐트 삽입술은 좁아진 혈관 부위를 스텐트의 기구로 넓히는 방식이고, 관상동맥 우회술은 막힌 부분 혈관을 우회해 다른 혈관을 관상동맥의 원위부에 연결하는 우회 혈관을 만들어주는 수술 방식이다.

시술과 수술 중 어느 것이 효과적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 혈관의 막힌 위치 및 상태 여부에 따라 치료 방식을 결정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당뇨 및 신장 기능 등이 조절 안 되거나, 혈관이 꽉 막혀 와이어(유도선)가 안 들어갈 정도일 경우에는 수술을 권장한다.

Q. 시술이나 수술 후에는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하나?
A. 시술과 수술을 받았다고 해도 약물치료는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한다. 심장에 더는 찌꺼기가 끼지 않게 예방하기 위함이다. 대표적으로 피를 묽게 하는 항혈소판제, 고지혈증 약물이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추가적으로 혈압 및 당뇨 조절 약물, 통증이 심하면 혈관확장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이를 개선하는 약물을 투여하기도 한다.

Q. 치료 후 일상생활 복귀는 가능한가? 주의할 점은?
A. 협심증·심근경색 치료를 하고 난 뒤 장거리 운전, 출장 등 일상생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 철저한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꾸준히 운동하면서 가슴 통증이 발현되는지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만일의 응급 사태를 대비해 스스로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끔 니트로글리세린 등 상비약을 항상 소지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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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