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신의 심장이 보내는 불규칙한 신호, '패턴'에 주목하라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박영선 과장

▲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박영선 과장

우리 몸의 엔진이라 불리는 심장은 1년 365일,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박동한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분당 60회에서 100회, 하루 평균 약 10만 번에 달하는 규칙적인 펌프질을 통해 전신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이 정교한 리듬은 심장 내의 전기적 신호 체계에 의해 유지되는데, 이 체계에 오류가 생겨 리듬이 깨지는 순간 우리는 ‘부정맥’이라는 불청객을 마주하게 된다.

많은 이들이 가슴 두근거림이나 호흡곤란, 어지럼증을 느낄 때 부정맥을 의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만으로는 확신하기 어렵다. 단순한 컨디션 난조나 스트레스로 치부하기 쉽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핵심 키워드는 증상 그 자체보다 발생의 ‘패턴’이다.

어떤 부정맥이 언제 발생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지속되어 증상을 유발했는지 확인하는 패턴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더라도 위험도가 낮아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는 반면,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어도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위험한 부정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정맥 진단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간헐성’에 있다. 부정맥이 의심되어 병원을 찾더라도, 막상 검사대 위에 누운 10초 남짓한 심전도 검사 시간에는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는 경우가 허다하다. 검사를 마치고 병원 문을 나서자마자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24시간 동안 장비를 부착하는 ‘홀터 검사’나 특정 증상이 있을 때 기록하는 ‘이벤트 홀터’, 혹은 체내에 삽입하는 ‘루프 레코더’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심장의 긴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부정맥은 연령대에 따라 그 양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고령층의 경우 노화와 관련하여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이나 심방세동이 주를 이루는 반면, 젊은 층은 카페인, 음주,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이 많다. 다만 젊은 층에서 주의해야 할 대목은 ‘유전성 부정맥’이다. 반복적인 실신이나 운동 중 급격한 어지럼증, 가족 중 젊은 나이에 급사한 사례가 있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가 아닌 생명을 위협하는 경고등일 수 있다.

운동 중 맥박이 빨라지는 것은 생리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가벼운 움직임에도 숨이 가쁘거나 가슴 통증, 실신을 경험한다면 이는 심장이 보내는 구조 요청이다.

부정맥 관리의 시작은 자신의 심장 리듬에 귀를 기울이는 정성에서 시작된다. 단순히 ‘피곤해서 그렇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보다는, 내 심장이 언제 어떻게 불규칙하게 뛰는지 그 패턴을 세심히 살피고 전문가의 정밀한 진단을 받는 용기가 건강한 장수를 약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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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