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발성 난청은 갑자기 찾아와 청력을 잃을 수도 있는 병으로 악명이 높다. 귀에 전에 없던 불편함이 생긴 경우에는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찾아와 영구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많은 돌발성 난청에 대해 잠실아산이비인후과 임현우 원장과 함께 알아본다.
Q. 돌발성 난청은 어떤 질환인가?
A. 어느 날 갑자기 한쪽 귀가 안 들리게 되는 병이다. 보통 어떠한 예고도 없이 느닷없이 찾아오는 병이기 때문에 급성도 아닌 돌발성이라고 부른다. 병의 정도도 심해서 약간 멍하거나 울려 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뚜렷하게 안 들리는 느낌이 생기며, 안 들리는 정도도 심하지만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Q. 돌발성 난청의 기준은?
A. 진단 기준이 있다. 청력이 떨어진 정도가 정해진 정도 이상이어야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할 수 있다. 청각 검사에서 확인되는 여러 주파수의 청력 수치들 중에서 적어도 3개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dB 이상의 청력 감소가 있을 때 돌발성 난청이라고 진단한다.
Q.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하나?
A. 돌발성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메니에르병에 의해 생긴 돌발성 난청은 메니에르병이 원인이고, 중이염 합병증인 내이염으로 인한 돌발성 난청은 중이염의 원인이다. 교통사고나 폭발음 때문에 달팽이관이 다쳐서 생기는 돌발성 난청은 외상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난청의 90% 이상의 경우에서는 어떤 검사를 하더라도 병의 원인을 찾아낼 수 없다. 다시 말해서 돌발성 난청의 거의 모든 경우는 병의 원인을 특정할 수 없는 특발성이며, 우리가 흔히 그냥 돌발성 난청이라고 하면 특발성 돌발성 난청을 뜻하는 것이다.
Q. 특발성 돌발성 난청은 왜 생기나?
A. 그동안 쌓여온 여러 연구들을 바탕으로 다음의 원인들이 돌발성 난청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첫째,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달팽이관의 염증이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어떤 바이러스가 어떻게 어떤 과정으로 달팽이관에 염증을 만드는 지는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둘째, 달팽이관으로 가는 혈관이 갑자기 막혀서 달팽이관의 신경 세포가 파괴되는 것이다. 달팽이관으로 향하는 혈관은 다른 혈관들에 비해 매우 가늘기 때문에 갑자기 막히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셋째,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용을 해 스스로 달팽이관 구조를 깨뜨리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파괴적인 현상은 스트레스나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이들 원인 중 어떤 하나만 맞는 것이 아닌, 이러한 여러 원인들이 모두 각각 돌발성 난청을 일으킨다고 생각되고 있다.
Q. 돌발성 난청이 생기면 왜 안 들리나?
A. 돌발성 난청이 생겼을 때 잘 안 들리는 이유는 귀 안 달팽이관의 핵심 감각기능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달팽이관은 귀로 들어온 소리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 주는 역할을 한다. 달팽이관에서 생성된 전기 신호가 청각 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될 때, 우리는 소리를 듣게 된다. 돌발성 난청이 생기면 달팽이관의 핵심 기관인 코르티기관이 손상된다. 손상의 정도에 따라 코르티기관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원활하지 않게 될 수도 있고, 신경 세포들의 구조에 변화가 생기거나 아예 세포가 파괴될 수도 있다, 회복이 가능한 수준의 손상이라면 다시 원래 구조와 기능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손상의 정도가 크면 회복되지 않는 부분이 영구적으로 남게 되고 청각 기능 저하의 후유증이 지속되게 된다.
Q. 회복이 가능한가?
A. 손상된 코르티기관의 기능과 구조가 회복될 수 있는 기간은 길게 봐도 한 달 정도다. 한번 저하된 청각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일부만 회복되기도 하며, 전혀 좋아지지 않기도 한다. 아무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25% 정도의 환자에서 청력이 원래대로 회복되며,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하면 정상으로 회복될 가능성을 10~20% 정도 올려줄 것으로 본다. 또한, 완전히 정상으로 회복되지는 못하더라도 처음 상태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들리는 상태가 되는 것이 향후 재발에 훨씬 유리하므로, 발병 한 달까지는 끝까지 열심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Q.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돌발성 난청의 치료에는 경구 스테로이드약, 고막 주사로도 불리는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고압산소치료가 있다. 모두 손상된 달팽이관의 세포와 신경의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
돌발성 난청의 치료에는 스테로이드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달팽이관과 청신경에 발생된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항염증 약물인 스테로이드제를 2주간 고용량으로 복용한다. 스테로이드제는 염증으로 유발되는 신경 세포의 파괴를 억제하고, 동시에 혈액의 공급을 원활하게 해 손상된 코르티기관의 기능 회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Q. 고막 주사는 어떤 치료인가?
A. 고막 주사는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말한다. 고막 안에 스테로이드 용액을 주입해서 스테로이드가 달팽이관으로 직접 들어가 확산하도록 하는 치료이다. 고막을 국소마취하고 가느다란 바늘로 고막을 통과해 고막 안쪽에 스테로이드 용액을 주입한다. 손상이 일어난 달팽이관 안에 매우 높은 농도의 스테로이드를 전달할 수 있어서, 고용량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과 거의 동일한 정도의 치료 효과를 일으킨다.
가장 표준적인 치료는 치료 첫 2주 동안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한 후에, 회복되지 않은 환자에게 고막 주사를 2주간 4회에서 5회 정도 반복하는 것이다. 당뇨와 같이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 시 부작용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는 처음부터 고막 주사만으로 치료를 한다. 또한 청각 저하의 정도가 매우 심하거나, 치료가 늦게 시작된 경우에는 처음부터 경구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서 동시에 고막 주사를 반복하기도 한다.
Q. 고압산소치료는 어떤 치료인가?
A. 높은 기압에서 100% 산소를 흡입함으로써 조직 내에 높은 농도의 산소를 전달해 손상된 청각 신경 세포의 회복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다. 고압산소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고압 탱크에서 보통 1~2시간 정도 누워서 치료를 받게 된다. 경구 스테로이드나 고막 주사에 비해 치료 효과에 대한 근거가 확실치는 않지만, 청각 저하가 심해 예후가 나쁠 것으로 우려되는 환자에서는 통상 적극적으로 권고된다. 고압산소치료 단독으로는 치료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경구 스테로이드나 고막 주사와 병행해 시행한다.
Q. 회복되지 않아 후유증이 남은 경우엔?
A. 발병 한 달째까지는 청각이 호전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최선의 치료를 지속한다. 발병 한 달에서 두 달 상이는 극적인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지만, 일부 청각의 호전이 생기기도 하므로 두 달째까지는 청각의 호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발병 두 달째의 청력을 통상 최종적인 상태로 생각하며, 이 시기에 난청이 남은 정도와 불편함이 크기에 따라서 이후의 재활 방법이 달라진다.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청력까지 회복된 경우는 보청기를 고려할 수 있다.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Q. 마지막 조언
A. 돌발성 난청은 한번 생기면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치료하기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회복률이 낮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감수한 힘든 치료를 장기가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치료를 해도 청각이 빨리 좋아지지 않아 치료 의지가 떨어지고 크게 낙담하기도 한다. 발생 초기에 가급적 빨리 진단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지속할 때 나은 결과가 있을 것이며 어떠한 결과든 후회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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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