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여름철, 빈혈이 증가하는 이유는?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푹푹 찌는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욕이 사라지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빈혈'이다.


빈혈은 혈액 내 적혈구 수가 부족하거나 적혈구 안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줄어들어 신체 조직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적혈구는 원반 모양의 작은 세포로, 신체 곳곳에 산소를 운반하고 이산화탄소를 수거하는 역할을 한다. 골수에서 생성돼 120일 가량 활동하고, 수명을 다한 적혈구는 간과 비장에서 제거된다.

적혈구 안의 헤모글로빈은 폐에서 산소를 결합해 운반하는 단백질로, 적혈구와 헤모글로빈의 양을 통해 산소 운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보다 낮으면 적혈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헤모글로빈 정상 수치는 14~17.5g/dL, 성인 여성은 12~15.5g/dL이다. 적혈구 정상 수치는 남성의 경우 4~5.5백만 개/μL, 여성의 경우 3.5~4.5백만 개/μL다.적혈구 또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을 때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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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의 종류는 다양한데 가장 흔한 유형은 '철 결핍성 빈혈'이다. 체내에 철분이 부족해 발생하며, 월경으로 출혈이 과다한 여성이나 철분이 많이 필요한 청소년, 철분 섭취가 부족한 채식주의자 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철분은 헤모글로빈의 주성분으로 철분이 부족하면 헤모글로빈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는다. 철 결핍성 빈혈이라면 철분의 충분한 섭취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커피, 녹차, 홍차 등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해 식사 중 또는 식사 직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정확한 진단을 받고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철분 섭취가 필요할 때는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철분 결핍이 원인이 아니라면 비타민 B12 결핍 혹은 만성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은 비타민 B12가 부족할 때 나타난다. 비타민 B12는 적혈구 형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결핍 상태가 지속될 경우 정상적인 적혈구 형성이 어려워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 손상까지 발생한다. 비타민 B12는 육류, 달걀, 우유, 연어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이 함유돼 있다. 비타민 B12 보충제로도 증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신경 손상이 발생했다면 회복이 어렵고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이 외에 심부전, 만성 신장 질환, 자가면역질환(류마티스 관절염), 암 등 만성질환이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 만성 염증이 골수의 적혈구 생성을 방해할 수 있고, 만성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제품이 적혈구 생성을 억제하기도 한다. 만성질환이 원인이라면 원인 질환의 치료가 이뤄져야 하며, 상황에 따라 수혈 등 적혈구 생성에 도움이 되는 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빈혈이 생기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심장이 빨리 뛰며 호흡 곤란,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어지럼증과 두통이 생기고 팔다리가 저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외에 피로감, 권태감, 집중력·주의력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빈혈은 대부분 영양결핍이 원인이다. 여름철에는 식욕이 사라지고,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으로 음식을 멀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방을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붉은 육류, 시금치, 해산물, 콩류, 견과류 등은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다.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혈액순환 촉진, 원활한 산소 공급을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수치를 확인하고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 빈혈은 초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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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