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된 담석, ‘침묵의 씨앗’인가 ‘수술의 대상’인가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복부 초음파 검사 중 우연히 담석을 발견하고 당혹감을 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담석증은 담즙 성분의 불균형이나 담낭의 운동 기능 저하로 인해 담낭 내부에 침전물이 형성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미국의 경우 성인 유병률이 약 10%에 달하며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20%를 상회하기도 한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2~2.4%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서구화된 식습관과 대사 질환의 증가로 인해 그 빈도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담석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가장 큰 의구심은 수술 여부로 귀결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담석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담낭을 절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담석 환자의 80% 이상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무증상 상태이며, 이들이 평생 통증이나 합병증을 경험할 확률은 극히 낮다. 통계적으로 무증상 담석이 연간 증상으로 발현될 확률은 2~3%, 중증 합병증으로 이행될 확률은 0.1~0.3% 내외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학계에서는 증상이 없는 담석에 대해 즉각적인 수술보다는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치료의 핵심 기준은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증상과 잠재적인 합병증 위험의 정밀한 정량화에 있다. 담석증의 가장 대표적인 신호는 이른바 '담도산통'이라 불리는 복통이다. 주로 명치 부위나 오른쪽 윗배에서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이 통증은 쥐어짜는 듯한 양상을 띠며, 기름진 음식을 섭취한 후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통증이 등이나 오른쪽 어깨로 뻗치는 방사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러한 통증이 이미 발생했거나 급성 담낭염, 담관염, 담석성 췌장염 등 2차적인 합병증이 확인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증상이 없더라도 예방적 차원에서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특수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담낭 벽이 석회화되어 딱딱해진 '도자기 담낭'이 관찰되거나,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으로 거대할 때, 혹은 담낭 용종이 동반된 경우에는 담낭암 발생 위험을 고려하여 선제적인 절제를 권고한다. 또한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심해 향후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수술을 견디기 힘든 고위험군 환자들 역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예방적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담석의 형성 원인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궤를 같이한다. 최근 국내 조사에 따르면 담석 환자의 절반 이상인 53.8%가 콜레스테롤 담석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50세 미만의 젊은 층에서 그 비중이 높았다. 이는 복부 비만, 고지방 식이, 당뇨병 등 대사 증후군의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성의 경우 여성 호르몬이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이는 기제로 작용하여 남성보다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증상이 있는 담석증의 표준 치료법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다. 이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하여 회복 기간이 짧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담석 재발의 근본 원인인 담낭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정밀한 조작이 가능한 로봇 수술 시스템이 도입되어 염증이 심하거나 비만인 환자, 혹은 과거 수술 이력으로 장기 유착이 심한 환자들에게 더욱 안전하고 세밀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담석증 관리의 핵심은 단순한 소화불량과 담도산통을 명확히 구분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개인별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있다. 반복적인 복통이나 황달, 발열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를 방치하지 말고 즉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담낭의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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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