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은 평소 사용이 잦은 신체 부위다. 특히 컴퓨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 사용량이 많은 현대인들은 매일같이 손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된다. 손목에 무리가 지속적으로 가해지면 처음에는 약간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통증이 심해지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는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알려진 '손목 수근관 증후군'의 증상이다. 손목 안에는 손바닥의 감각과 손목, 손의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있고, 이 신경을 지나가는 작은 통로를 수근관(손목 터널)이라 한다. 손목을 무리해서 사용하면 수근관이 붓거나 염증이 발생해 정중신경이 눌리게 된다. 정중신경이 수근관에 눌려 압박을 받으면 손 저림, 통증 등이 발생하며, 심한 경우 마비 증상까지 유발한다. 통증은 저녁 시간 또는 추운 날씨에 심해진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면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에 저림이 느껴진다. 손바닥, 팔까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손목을 두드릴 때 시큰거리고 저린 느낌이 드는 경우 ▲잠을 자다가 손목 통증 때문에 깬 적이 있는 경우 ▲주먹을 꽉 쥐는 행위, 물건을 집는 행위가 어려운 경우 ▲양 손등을 맞댄 상태로 1분 이상 버티기 힘든 경우에는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방치하면 정중신경이 지속적으로 압박을 받게 돼 근육 위축, 신경 손상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손목 사용을 최소화하고,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찜질을 해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경미한 통증은 소염제 등 약물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다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이 시행된다.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수술 없이도 호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될 때는 즉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하기 쉬운 손목질환으로 손목건초염이 있다.

손목건초염은 손목에서 엄지로 이어지는 힘줄을 둘러싼 막, 건초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근육과 건초 사이에 마찰이 생겨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과도한 손목 사용이 원인이 된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많이 발생하며, 특히 40대 이상 중장년층과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뼈가 가늘고 근력이 약해 무리가 가기 쉽고, 여성호르몬이 염증과 부종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손목건초염의 주증상은 통증과 부종으로, 통증은 주로 손목과 엄지손가락에 집중된다. 엄지와 손목이 붓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며 통증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관절 운동의 장애,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심한 경우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문 손잡이를 돌리거나 물건을 들어 올리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엄지손가락을 나머지 손가락으로 감싸 주먹을 쥔 후 손목을 아래로 꺾었을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손목건초염은 초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방치할 시 통증이 만성화돼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통증을 개선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보호대 착용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은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건초를 절개해 염증으로 변화된 조직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손목은 사용량이 많은 신체 부위로, 손목 질환이 한 번 발생하면 재발하기 쉽다. 질환이 의심될 때는 정확한 검사를 받고 적절하게 치료,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