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자외선 지수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햇빛을 쬐면 비타민D를 합성해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여름철 햇빛은 피부 건강을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여름만 되면 예민해지는 피부로 고충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여름 햇빛에 노출되면 짧은 시간 안에 피부 발적이 일어나고, 따가움,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두드러기,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햇빛 알레르기의 정확한 명칭은 '광과민성 피부질환(광과민증)'으로, 원인과 증상에 따라 ▲다형 광발진 ▲일광 두드러기 ▲만성 광선피부염 ▲광독성 피부염 ▲광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으로 나뉜다.
다형광발진은 가장 흔한 종류로, 특별한 원인 없이 태양광선 노출 부위에 수 시간에서 수 일 내로 증상이 나타난다. 작은 구진, 홍반, 수포, 판 등 다양한 형태의 피부 발진이 주요 증상이며, 짧게는 1~2일, 심한 경우 일주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일광두드러기는 햇빛에 노출된 후 수 초에서 수 분 이내에 홍반과 두드러기 형태의 피부 발진, 가려움증 등이 발생하며, 보통 수 시간 내에 회복된다.
만성 광선피부염은 만성적인 햇빛 알레르기로 증상이 일년 내내 지속될 수 있다. 태양광선 노출 부위에 홍반과 각질, 습진, 태선화 등이 나타나며, 주로 야외활동이 많은 중노년층 남성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광독성 피부염과 광알레르기성 피부염은 특정 약물, 화장품, 향수 등 광과민성 유발 물질에 접촉한 후 햇빛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광독성 반응을 일으키는 약물에는 정신과 약, 항생제, 항암제,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당뇨약, 혈압약 등이 있다. 물집, 진물을 동반한 습진, 발진, 가려움증 등이 주요 증상으로, 광독성 피부염은 햇빛 노출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광알레르기성 피부염은 노출되지 않은 부위에도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햇빛 알레르기는 햇빛이 강한 늦봄에서 한여름 사이에 흔히 발생하며, 주로 태양광선에 노출되는 얼굴, 목, 손등, 팔, 다리 등에 증상이 발현된다.
흔히 햇빛 알레르기를 일광 화상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일광화상은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염증반응이 나타나 피부가 붉고 따가워지는 현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화상을 입은 피부의 껍질이 벗겨진다. 햇빛 알레르기와 일광화상 모두 피부가 붉어지고 열감이 느껴지는 등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일광화상이 햇빛에 의한 피부의 직접적인 손상이라면, 햇빛 알레르기는 햇빛이 알레르기 원인 물질로 작용해 피부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햇빛 알레르기는 10~15분 정도의 짧은 햇빛 노출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햇빛 알레르기는 햇빛을 피하면 자연치유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연고,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을 활용해 치료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자외선에 노출시켜 피부 적응력을 높여주는 광선요법이 시행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자외선이 강한 낮 시간대(12~2시)는 외출을 자제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발라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PA++ 이상, SPF50 이상이 효과적이다. 긴 옷, 모자, 양산 등으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가려움증 등 피부 이상증상이 나타날 때는 노출된 부위에 냉찜질을 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햇빛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약물의 복용과 화학물질 사용에도 주의해야 한다.
햇빛 알레르기는 호전, 악화가 반복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기 때문에 햇빛 알레르기가 심해질 수 있다. 꾸준한 예방 및 관리로 여름철 피부 건강을 지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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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