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안면홍조와 같은 혈관성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안면홍조는 피부 속 모세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얼굴과 목 등이 붉어지는 증상이다. 피부가 붉어지면서 열감, 땀,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안면홍조는 원인에 따라 ▲열성 ▲감정 ▲갱년기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체내에서 열이 과도하게 발생해 나타나는 열성 안면홍조는 가장 일반적인 유형으로, 열이 상체로 올라오면서 얼굴에 열감이 느껴지고 붉은기가 계속 유지된다는 특징이 있다.
감정 안면홍조는 불안, 긴장, 부끄러움 등 감정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교감신경의 과도한 반응으로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해 홍조가 발생하는 경우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뤄져 있으며, 교감신경은 혈관의 수축을, 부교감신경은 혈관의 이완을 담당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적절히 교차하며 조화를 이뤄야 정상적인 몸 상태가 유지된다. 만약 어느 한쪽의 기능이 과해져 두 신경의 균형이 깨지면 신체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자율신경실조증'이라 하며,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된 경우 안면홍조를 비롯해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두통, 어지럼증, 소화장애, 불안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갱년기 안면홍조는 여성호르몬 불균형에 의해 발생하며, 갱년기, 폐경기를 앞둔 여성에게서 흔히 보여진다. 갱년기에 접어들면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들고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되면서 환경과 무관하게 식은땀이 나고 얼굴이 붉어진다. 증상은 1~3분 정도 지속되고 하루 평균 5~10회, 많게는 30회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안면홍조는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 만성 피부질환, 자극적인 음식, 심한 일교차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안면홍조는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인 안면홍조는 약물치료, 레이저 치료 등을 통해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선하지만,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원인인 경우 피부 치료만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 이 때는 자율신경계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춰 치료가 이뤄진다. 또 폐경, 갱년기와 관련된 안면홍조는 호르몬 조절을 위한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안면홍조 치료에 있어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피부 자극에 주의하고, 자외선 차단과 보습에 신경써야 한다. 혈관을 확장시키는 찜질방, 사우나 이용은 자제하고, 과한 운동과 과도한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안면홍조는 흔한 증상이지만, 장기간 지속되면 증상이 악화돼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뺨과 코 등 얼굴 중앙부에 홍조 증상이 나타나고 구진이나 농포, 부종이 동반된 경우 주사피부염을 의심해야 한다.
주사피부염은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붉어지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단순 피부질환과 달리 면역계 자극으로 염증이 발생하고 피부 세포 변이를 일으킨다. 이 때 얼굴에 열감이 느껴지고 가려움, 화끈거림, 따가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사 피부염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증상을 방치하면 염증에 의해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주사피부염이 지속될 경우 피부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주사피부염이 의심될 때는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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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