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부른 ‘변비’... ‘항문질환’까지 야기할 수 있어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여름철에는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적당한 체중조절은 건강을 위해 필요할 수 있지만, 식사량과 수분 섭취를 갑자기 줄인다면 오히려 변비가 생길 수 있고, 딱딱한 변은 치핵 또는 치열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변비는 배변 횟수가 적거나 배변이 힘든 경우, 배변이 3~4일에 한번 미만인 경우로 정의된다. 전 인구의 5~20%가 증상을 호소할 만큼 흔한 증상으로 연령이 증가하면 그 빈도가 증가하며 여성과 노인층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다이어트를 이유로 식사량을 무리하게 줄이거나 식사를 거르면 섬유질이 부족해지며 변비로 고생할 수 있다. 식사량 조절만으로 살을 빼면 근력이 약해져서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또한 여름철은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나 전해질 소실이 많은 계절이기 때문에 변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여름은 폭염으로 기온이 오르고 습한 환경이 지속되며 항문 혈관이 확장돼 치핵을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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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이란 항문이나 하부 직장의 정맥층이 커지고 늘어나 덩어리를 형성한 상태를 말한다. 항문관 내에는 혈관이 매우 풍부한 조직이 있으며, 이는 배변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변실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중력의 영향, 불규칙한 배변 습관, 장시간 앉아있는 자세, 임신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조직이 아래로 늘어지면 분리성 종괴를 형성한다. 이러한 병적 증상을 보이는 상태를 치핵이라고 한다.

치질이란 항문에 발생한 질병을 폭넓게 이르는 말로 치핵 외에도 항문의 점막이 찢어진 치열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질 환자는 2021년 63만 6612명을 기록했다. 치핵은 항문이나 직장의 정맥 혈관 압력 증가가 구조적 이상을 야기시켜 발생한다. 변비나 설사 등으로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거나 장시간 변기에 앉아 있을 때 혈관의 압력이 증가한다. 또 딱딱해진 변이 항문을 자극하거나 찢어 질환을 발생시킨다.

항문에서 출혈이 있거나 변에 피가 섞여 있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와 같은 증상은 직장암 등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치핵 진단을 위해서는 직장 수지 검사, 항문경, 대장내시경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치핵 치료는 좌욕이나 약물요법 등의 보존적 방법과 치핵을 떼어내는 수술적 방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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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을 예방하려면 변을 부드럽고 쉽게 배변할 수 있도록 항문에 가해지는 압력과 긴장을 줄여야 한다. 또 배변 욕구가 있을 때 참지 말아야 하며, 충분한 섬유질과 물을 섭취해 변을 부드럽게 해줘야 한다.

세란병원 외과 유선경 부장은 “여름철 몸 속 수분이 부족하면 변이 딱딱해지고 치질의 원인이 되며, 과도한 다이어트는 변비를 초래할 수 있다”며 “딱딱한 변을 보기 위해 항문에 힘이 들어가고 복압이 증가하면 치핵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변비는 각종 항문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화되기 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이어트와 소식으로 생긴 변비는 충분한 음식물 섭취 등 식습관 조절로 회복 가능하며, 다이어트 중이라도 아침을 거르지 않고 채소, 과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 조절이 변비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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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