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현 교수
초록이 짙어지고 여기저기 꽃들로 뒤덮이는 신록의 계절이 힘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꽃가루, 풀씨 알레르기 환자들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무방비로 우리 몸에 들어와 비염을 유발한다. 끊임없는 콧물, 재채기, 염증으로 일상을 방해해 계절의 변화를 즐길 새도 없게 만든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꽃가루나 풀씨만이 아니다. 다양한 원인 물질이 주변에 산재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현 교수와 함께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알아봤다.
Q. 알레르기 비염은 어떤 질환이며 왜 생기나?
A. 알레르기 비염은 면역 체계가 꽃가루, 먼지 또는 애완동물 털과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과잉 반응할 때 발생한다. 알레르겐이 몸에 들어오면 히스타민이라는 화학 물질의 방출을 유도해 비강에 염증과 자극을 유발한다. 면역 체계는 이러한 외부 물질을 위협으로 잘못 식별하고 이에 대항할 항체를 생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재채기, 콧물 또는 코막힘, 가려움증과 같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호소한다.
나무, 풀, 잡초의 꽃가루,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털 등을 비롯해 담배 연기나 공해와 같은 특정 자극제에 대한 노출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자녀에게도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환경적인 요인으로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알레르기 비염의 유병률이 높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비만, 상류층의 생활 양식, 지구의 온난화 등이 유병률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Q. 감기 증상과 비슷한 알레르기 비염, 구분 방법은?
A. 알레르기 비염과 감기 증상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7~10일 동안 지속된다. 인후통, 기침, 몸살, 미열을 동반하고 비강 증상으로 콧물이나 코막힘이 있다. 콧물도 맑은 콧물보다는 끈끈하고 재채기 역시 상대적으로 횟수가 적고 하루종일 지속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발생하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지속할 수 있다. 비강 증상에는 콧물이나 코막힘이 동반될 수 있지만, 분비물은 일반적으로 깨끗하고 묽은 편이다. 눈, 코, 목 주위의 가려움도 알레르기 비염의 흔한 증상으로 감기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Q. 알레르기 비염 환자 추이는?
A.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증가해 왔다. 모든 연령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상당수가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에 시작되고, 유병률은 어린이와 젊은 성인에서 가장 높다. 연구에 따르면 최고 유병률은 20대와 30대에 발생하며 전체 인구의 약 10~30%가 알레르기 비염의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노인에서도 유병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Q. 어떻게 치료하나?
A. 알레르기 원인과 증상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요법으로 분류한다.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첫 번째 단계는 가능한 한 알레르겐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약물요법으로 항히스타민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항콜린제, 항울혈제 등 다양한 종류의 경구 약제와 비강 내 분무용 스프레이 제제가 사용된다. 면역요법은 원인 항원을 환자에게 소량부터 조금씩 증량하며 반복적으로 주입함으로써 해당하는 항원에 대한 면역 관용을 유도하고 과민성을 감소시키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수술요법은 주로 코막힘을 해결하기 위한 술식으로 레이저나 코블레이터 등의 특수기구들을 사용한다. 이외에 비강에서 점액과 알레르겐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비강 식염수 세척도 있다.
무엇보다 알레르기 비염은 올바른 치료 계획으로 효과적인 관리가 될 수 있는 일반적 질환이다. 검사를 통해 증상을 유발하는 특정 알레르겐을 식별해 알레르겐에 대한 노출을 최대한 피하거나 최소화하는 조치는 증상의 심각성과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 및 진료를 통해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Q. 예방을 위해서는?
A. 집먼지진드기나 애완동물의 털 제거를 위해 주기적으로 침구류를 세탁하며, 실내는 깨끗이 청소하고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옷을 세탁하고 샤워를 하며, 옷은 옷장에 보관하고 침실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꽃가루가 많이 날리거나 대기오염이 심할 때는 외부활동을 줄이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인스턴트 음식이나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의 섭취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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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