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생명에 지장을 주진 않지만, 질병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용상의 문제인 만큼 남녀노소에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으며, 정서적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탈모에 대해 대전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와 함께 알아봤다.
Q. 탈모란?
A. 선천성 혹은 후천성 요인으로 모발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의학적으로 모발은 보통 10만 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보다 조금 더 적은 평균 5~7만 개 정도 된다. 이 모발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할 수 있다.
Q. 탈모도 종류가 있나?
A. 크게 남성형 탈모증과 여성형 탈모증, 그리고 병적으로 발생하는 원형탈모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Q. 남성형 탈모증의 원인과 특징은?
남성형 탈모증은 유전적인 요인, 즉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전체 탈모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데, M자 모양으로 앞머리가 벗겨지기 시작하고 이마 양쪽으로 파고 들어가는 양상은 보인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체내 대사 과정에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으로 변하는데, 이 호르몬이 모낭을 수축시키고 피지 분비량을 증가시킨다. 두피를 긁었을 때 축축한 비듬이 묻어나온다면, 이것이 남성형 탈모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Q. 여성형 탈모증은?
A. 여성형 탈모증은 대개 쇠퇴해서 더 이상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휴지기 탈모증이다. 머리를 감고 24시간이 지난 후 머리카락 20가닥 정도를 살짝 잡아당겼을 때 5가닥 이상이 빠진다면 휴지기 탈모가 진행되기 전 단계일 수 있다.
여성형 탈모증은 남성형과 다르게 앞머리가 벗겨지거나 헤어라인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전반적으로 모발의 굵기나 밀도가 감소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머리를 위에서 봤을 때 가르마를 중심으로 모발 사이사이에 두피가 많이 보인다고 해서 ‘크리스마스트리 패턴’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Q. 원형탈모증이란?
A, 원형탈모증은 털에 대한 거부 반응으로 인해 털이 빠지는 일종의 자가 면역 질환이다.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자신의 털을 자신의 몸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하고 공격해 모발의 탈락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Q. 치료 방법은?
A. 남성형 탈모증은 호르몬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호르몬 차단제를 써야 한다. 약을 하루에 한 번만 먹으면 된다. 바르는 약으로 모발을 자극해 영양을 주는 법과 병행하면 조금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성형 탈모증은 남성형과 다르게 오히려 여성호르몬이 머리가 빠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좋은 역할을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펌, 염색 등을 많이 하고, 임신 또는 급격한 다이어트로 영양 상태에 문제가 생겨 모발 손상 등에 의한 탈모가 생기기 때문에 주로 단백질을 많이 쓴다.
Q. 약물치료, 즉시 효과 볼 수 있나?
A. 약물치료에 따른 기대감으로 약을 먹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효과가 없다며 병원을 다시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일반적으로 약을 3개월 정도 먹으면 머리카락이 덜 빠지게 되고, 6개월 정도 먹어야 솜철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언제 머리카락이 나오나 계속 거울을 보며 신경을 쓴다면 그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더 빠질 수 있으니 약을 매일 잘 챙겨먹으며 느긋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Q. 검은콩 등 탈모에 도움을 준다는 음식, 정말 효과 있나?
A. 검은콩, 해조류, 녹차 등이 탈모에 좋은 식품으로 많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음식 섭취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매 끼니 엄청난 양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민간요법만으로 탈모를 온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Q. 1,000만 탈모인에게 한마디
A. 탈모는 한 번 진행되면 원래의 상태로 완벽하게 회복하기 어렵고, 치료가 가능한 하나의 질병이다. 따라서 치료시기를 놓친다면 그만큼 회복되는 과정 또한 길어질 수 있다. 특히 탈모로 인해 자신감 혹은 자존감이 낮아졌다거나, 우울감을 느낀다거나, 대인기피와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겪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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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