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양쪽이 나비 모양으로 붉어지기 시작하더니 몸에 이상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30대 가임기 여성에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가면역질환인 '전신 홍반 루푸스(이하 '루푸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희귀질환으로 알려진 루푸스는 면역체계의 이상 반응으로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도리어 우리 몸을 공격하며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현저히 높고, 특히 10대 후반~40대 가임기 젊은 여성이 전체 환자의 90%를 차지한다.
'루푸스'는 라틴어로 '늑대'를 뜻하는데, 얼굴에 나타나는 나비 모양의 홍반이 늑대에 물린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전신 홍반 루푸스는 피부를 비롯해 신체 여러 장기와 조직에 염증이 일어난 상태다.
루푸스는 '천의 얼굴'이라는 별칭 그대로, 증상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여러 증상 가운데 피부 발진은 환자의 80~90%가 겪는 가장 흔한 증상이다. ▲코 상부에서 양쪽 뺨 위로 대칭적인 나비 모양의 홍반(붉은 반점) ▲얼굴, 목, 팔, 다리 등에 (타)원형의 원반형 발진 ▲햇빛에 노출되면 홍반이 생기는 광과민반응 ▲구강 궤양 ▲손끝이 창백해지고 저리는 레이노현상 등이 나타난다.
피부 증상 외에 ▲단백뇨 ▲탈모 ▲관절통 ▲부종 ▲발열 ▲피로감 ▲우울·불안 ▲주의력 결핍 ▲기억력 저하 ▲두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수반될 수 있다.
환자마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다르다. 루푸스 환자 중에는 병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가벼운 증상을 겪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염증이 전신으로 퍼지면서 여러 장기가 손상되고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루푸스는 원인을 특정할 수 없지만 유전적·환경적 요인, 여성 호르몬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자외선 노출, 흡연, 호르몬대체요법 등이 발병 요인으로 꼽힌다.
루푸스는 완치보다는 증상 조절 및 악화 예방을 목적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홍반, 관절통 등 생명에 위협을 주지 않는 증상에는 비스테로이드항염제, 항말라리아제 등의 약물이 사용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가 투여된다.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루푸스 환자의 경우 자외선은 피하고 스트레스 조절이 필수적이다. 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독감, 폐렴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루푸스는 단기간에 호전되는 질환이 아닌 평생에 걸쳐 치료,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꾸준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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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