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잦아지는 연말이다. 모임이 많아지는 만큼 술자리 횟수도 늘어나게 되는데, 약을 복용중이라면 술을 조심하는 것이 좋다.
먼저 약을 먹는 상황 자체가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는 의미일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 술까지 마신다면 질환 자체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컨디션은 더욱 나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약은 포기해도 술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존재하는데, 일부 약은 복용 중 ‘절대 금주’를 해야 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절대 금주가 필요한 약으로 첫째,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가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간에서 대사가 되는데, 이 성분의 약을 복용하며 술을 마시게 되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대사가 불충분해지게 된다. 이로인해 간독성을 가진 아세트아미노펜의 중간대사산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급성 간부전이 일어나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 주의해야 한다.
두 번째는 플루코나졸이나 이트라코나졸과 같은 항진균제 성분이다. 주로 무좀약이나 질염에 복용하는데, 한 번 복용하면 약 성분이 몸에 오래 남아있어 술을 마시는 당일에 약을 복용하지 않았더라도 약 복용 후 일주일 정도는 술을 피해야 한다.
세 번째는 알레르기 증상 완화를 위한 항히스타민제와 수면제, 진정제 등의 정신과 약들이다. 이러한 약들은 일반적으로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는데, 중추신경계를 억제해서 졸음 부작용을 유발한다.
여기에 술까지 마시게 되면 졸음이 더욱 심해지고 몽롱해지며, 심한 경우 호흡까지 억제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방광염이나 질염과 같은 비뇨생식기계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메트로니다졸 성분의 항균제를 복용중에도 술을 피하는 것이 좋다. 메트로니다졸 성분은 알코올의 분해를 억제하는데, 이로인해 얼굴이 붉어지고 두통과 울렁거림 등의 숙취를 유발하는 성분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더 오래 남아있게 된다.
이는 단순한 숙취를 넘어서 흉통과 심근경색, 호흡곤란, 급성 간손상, 경련 등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게 하므로 절대 술과 함께 복용해서는 안된다.
이 외에도 당뇨약, 혈압약, 고지혈증약을 복용중에도 금주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다. 자신을 위해 복용중인 약이 제대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다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약 복용 중 음주는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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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