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하고 반응 없는 엉덩이... 나도 혹시 ‘이 질환’?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오랫동안 앉아 있는 생활 습관과 적은 활동량은 엉덩이 근육을 약화시켜 ‘엉덩이 기억상실증’, 즉 ‘대둔근·햄스트링 조절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엉덩이 근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허벅지나 허리 근육이 과도하게 사용되면서 통증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문제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엉덩이에 힘을 주는 방법은 잊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대둔근·햄스트링 조절 장애’로 불리는데, 이는 엉덩이의 주요 근육인 대둔근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햄스트링이나 허리 근육이 대신 과도하게 사용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등받이에 기대 허리를 구부린 채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는 엉덩이 근육의 활성도를 크게 떨어뜨려 다리를 들 때 허벅지나 허리 근육이 더 많이 쓰이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엉덩이 모양이 납작해지고 탄력이 줄어드는 특징이 나타난다.

엉덩이는 우리 몸 근육의 약 40%가 집중된 핵심 부위이다. 특히 대둔근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고 척추와 골반을 지지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걷기, 뛰기, 앉기, 일어서기 등 일상적인 대부분의 움직임이 엉덩이 근육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또한, 엉덩이 근육은 척추를 안정시키고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엉덩이 근육 기능이 약해지면 허리, 고관절, 무릎 등 주변 관절과 근육에 불필요한 부담이 가해져 통증이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디스크, 고관절 충돌,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신체 균형이 무너지면서 낙상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

간단한 움직임으로도 엉덩이 기능 저하를 확인할 수 있다. 엎드려 다리를 들었을 때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지 않거나, 상체를 젖힐 때 허리만 긴장되고 엉덩이는 반응하지 않는다면 기능 저하 가능성이 높다. 좌우 엉덩이 형태가 다르거나 지나치게 부드럽게 느껴지는 경우에도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표면 근전도 검사(EMG)'를 통해 엉덩이 근육의 활성도를 확인할 수 있다. 운동 시 엉덩이와 허벅지, 허리 근육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측정해 대둔근의 기능 저하 여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초음파 영상으로 근육의 두께와 수축 정도를 확인하기도 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운동 재교육을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약해진 엉덩이 근육에 올바른 자극을 주고,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다시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근전도 피드백 훈련, 전기 자극 치료, 자세 교정, 그리고 비정상적인 보행 패턴을 교정하는 보행 분석 등이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스쿼트, 브릿지, 힙 어브덕션이 있다. 스쿼트는 두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으로,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동시에 단련할 수 있다. 무릎이 발끝 앞으로 나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엉덩이를 뒤로 빼듯 앉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브릿지는 등을 대고 누워 무릎을 세운 후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허리나 허벅지보다 엉덩이에 집중해 힘을 줘야 효과적이다. 힙 어브덕션은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운동으로, 다리 전체에 긴장을 유지하고 천천히 동작해야 효과가 좋다.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매시간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앉을 때는 등받이에 기대지 않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서 있거나 걸을 때는 의식적으로 엉덩이에 힘을 주고, 계단 오르기 등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도움이 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기보다는 자주 움직여주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엉덩이 근육은 나이 들수록 빠르게 위축되므로 젊을 때부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운동하면 하체 건강 증진은 물론 허리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