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력한 한파가 찾아왔다. 영하권 강추위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랭질환 경고등이 켜졌다.

한랭질환은 추위에 노출됐을 때 걸릴 수 있는 모든 질환을 말하며, 대표적으로 저체온증, 동상 등이 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밑으로 떨어지는 경우다. 보통 사람의 신체 온도는 36.5℃~37℃지만, 오랜 시간 추위에 노출되어 신체가 충분한 열을 생산하지 못하면 온도가 떨어지며 저체온증이 발생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혈액 순환, 호흡, 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저체온증은 체온에 따라 증상이 3단계(경증·중증도·중증)로 구분된다. ▲체온이 32℃~35℃인 경증 상태에서는 오한, 과호흡, 혈압 증가, 신체기능 및 판단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걸을 때 비틀거리고 발음이 어눌해진다. ▲28℃~32℃인 중증도 상태가 되면 온몸의 근육이 경직되면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체온이 28℃ 아래로 떨어지면 반사 신경이 소실되고 심장마비 등 심정지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낮은 체온이 지속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저체온증 예방을 위해서는 보온을 유지해야 한다. 한파주의보 및 한파경보가 발령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외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두터운 옷과 목도리, 모자, 귀마개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복부 쪽 내의 위에 핫팩을 붙이는 것도 열 손실을 막는 좋은 방법이다.

또 추운 날씨에는 에너지 손실이 많으므로 충분한 영양 섭취는 필수다. 이 밖에 규칙적인 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몸에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실내 온도는 18~20℃가 적당하다. 실내외 온도차가 심하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만약 저체온증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따뜻한 실내로 빠르게 이동해 젖은 옷은 벗고 마른 담요 또는 이불로 가슴, 목, 복부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수분 공급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따뜻한 물 또는 음료를 마셔주는 것이 좋다. 이러한 조치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는데, 이 때는 옷 등을 활용해 몸을 따뜻하게 보온하고 119에 신고해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는 음료를 공급해서는 안되며, 작은 충격에도 심실세동, 부정맥 등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과 함께 대표적인 한랭질환으로 꼽히는 동상은 추위에 노출되면서 피부의 연한 조직이 얼어 혈액 공급이 줄어드는 상태다.

증상은 주로 귀, 코, 뺨, 손가락, 발가락에 나타나며, 조직 손상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된다. △1도 동상일 때는 피부가 붉어지면서 화끈거림, 가려움증,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피부의 부분 결빙으로 인한 경미한 증상으로 보통 1~2주가 지나면 상태가 호전된다. △2도 동상은 파랗게 변하면서 맑은 색의 수포가 생기기 시작, 통증이 더해진다. 수포는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물집으로 인해 동상 부위에 흉터가 남을 수 있다. 2도 동상이 진행될수록 감각은 무뎌지게 된다. △3도 동상은 피부와 피하조직이 괴사하며 감각이 완전히 사라지는 단계다. 이 때 출혈을 동반한 붉은색 수포가 생기는데 이는 피부의 괴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표시다. 괴사로 인해 손상된 피부는 치료 기간만 수 개월이 걸리며, 심할 경우 1년 넘게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가장 심한 4도 동상이 되면 근육, 인대, 뼈까지 얼어붙게 된다. 관절에 쑤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며 피부에 생긴 얼룩덜룩한 반점이 검게 변해간다. 증상이 심할 경우 동상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될 질환이다. 동상은 한 번 걸리면 완치가 어렵고 기온이 떨어질 때마다 통증이 찾아오는 고질병이다.

동상 예방법 역시 보온이다. 외출 시에는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복장을 착용하고, 방한용품을 활용해 노출 부위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젖은 옷과 신발, 장갑이 몸에 닿으면 열 손실이 커지므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몸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동상 증상이 의심된다면 따뜻한 장소로 이동해 젖은 옷은 벗고 동상 부위를 따뜻한 물에 30분 이상 담가주거나 따뜻한 수건으로 감싸준다. 이 때 물의 온도는 37~42도가 적당하다. 드라이기로 열을 주는 행위, 동상 부위를 문지르는 행위,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 등은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동상 부위는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한없이 내려가는 체감온도, 겨울 추위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몸의 온기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충분한 영양섭취, 수분 보충으로 속을 든든히 하고, 보온성 높은 옷과 방한용품으로 겉을 단단히 무장해야 한다. 최강 한파가 몰아치는 올 겨울, 한랭질환에 대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