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 지속... ‘심혈관 질환’ 위험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폭설과 매서운 추위가 지속되고 있다. 19일 현재 서울의 최저기온은 –11도이며, 지역에 따라 –18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하면서 한파 경보가 내려졌고, 건강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온이 떨어지면 혈압 변화로 인해 고혈압과 고지혈증 환자들의 건강이 위협받는다. 만성질환자나 노약자는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져 저체온증에 걸릴 확률이 높고 기온 변화로 혈압이 상승해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순환기내과 최규영 전문의는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 수축과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혈압 상승, 심장과 혈관 부담이 증가해 심뇌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파로 인한 한랭질환에 대한 피해도 우려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절기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추정 사망자 9명 등 모두 300명으로, 직전 절기보다 환자수는 31% 감소했고, 사망자는 27% 증가했다.

또한 이 중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는 4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질환별로는 저체온증이 전체 환자의 77.7%로 가장 많아, 한파에는 무엇보다 체온 유지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저체온증은 한랭질환의 대표적 증상이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이 35도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심한 오한이 발생하고 점차 맥박과 호흡이 느려지며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은 일반인은 물론 만성질환자나 노약자에게는 더 위험하다. 만성질환자는 혈관수축과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어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떨어지고, 노인은 체지방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사율이 떨어져 체온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특히 심뇌혈관 질환은 한파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 신체는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을 수축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 심뇌혈관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뇌혈관 혈압이 1,520mmHg까지 상승해도 혈관이 터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고혈압 환자는 혈관이 약해져 정상혈압보다 4~5배 가량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심근경색도 한파로 인한 위험이 높은 질환이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는 질환으로,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한 심장근육이 괴사하게 된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뛰면서 혈압도 상승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가 심장혈관 내 죽상경화반 파열을 일으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한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체온유지가 가장 중요한데 저체온증과 심뇌혈관 질환은 기온 변화가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야외활동을 할 때는 털모자나 장갑, 목도리 등으로 방한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체온 유지능력과 감지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평소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18~20도)으로 유지하고, 내복과 가벼운 외투를 입는 것이 좋다.

최규영 전문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물을 잘 안 마시게 되는데 이 경우 혈액 점성이 높아져 심뇌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며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원활한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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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