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계절,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가을이다. 그래서일까? 가을이 되면 식욕이 왕성해져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가을이 되면 식욕이 정말 증가하는 것일까?
밤시간 길어지는 가을, 세로토닌 감소해 식욕 증가로 이어져
가을에 왕성한 식욕 증가로 다이어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다. 왜 그럴까? 그것은 세로토닌의 영향일 수 있다.
세로토닌은 우리 몸 전체에 관여하지만 뇌에서는 수면, 식욕, 불안 등을 조절한다. 세로토닌은 식욕 중 특히 탄수화물 섭취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로토닌이 증가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반대로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식욕이 증가한다.
그렇다면 세로토닌이 감소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햇빛을 많이 쬐지 못해서다. 가을에는 낮보다 밤 시간이 길어져 체내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든다.
일례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두뇌에는 세로토닌이 적다. 그래서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식사를 많이 하게 되고, 이는 곧 과체중으로 이어진다.
다시 말해서 식욕을 억제하려면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면 되는데 이는 햇빛이 많은 곳에서 운동하고 트립토판을 섭취하면 된다.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의 분비를 늘리는 원재료인데 이 물질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귀리(오트밀), 바나나, 닭가슴살이 있다.
식욕억제제 먹어볼까? 부작용은 없을까?
참을 수 없는 식욕 때문에 식욕억제제를 처방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다만 식욕억제제는 체중감량이 어려운 ‘체질량지수(BMI) 30kg/m2 이상’ 또는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다른 위험인자가 있는 BMI 27kg/m2 이상’인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다. 누구나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식욕억제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성분은 펜터민(pHentermine), 펜디메트라진(pHendimetrazine), 디에칠프로피온(Diethylpropion), 마진돌(Mazindol)이 있으며, 이 성분들은 의존성이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 및 관리되고 있다. 식욕억제제를 복용할 경우, 두근거림, 맥박 상승, 혈압 상승, 가슴 통증, 불안감, 현기증, 불면,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맥경화증·중증 고혈압·폐동맥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자와 갑상선기능 항진증 환자, 녹내장 환자, 14일 이내 우울증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는 식욕억제제를 복용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식욕억제제는 4주 이내 단기간 복용해야 하며, 3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하거나 2개 이상의 식욕억제제를 함께 복용하면 폐동맥 고혈압이나 판막성 심장병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스트레스 받으면 왜 과식하게 될까?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먹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입맛이 없어져 아예 음식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뇌의 시상하부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코르티코트로핀’ 분비호르몬이 방출된다. 또한 뇌는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부신에서 ‘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는 일시적으로 식욕을 저하시킨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부신은 에피네프린 외에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식욕을 증가시킨다. 다행인 것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면 코르티솔의 분비가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코르티솔은 상승된 상태로 유지되고 그 결과 음식을 계속 섭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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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