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카페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블럭에 카페 3~4개가 운영될 만큼 카페시장은 레드오션이다. 그만큼 수요도 많다. 하루를 커피로 시작하고, 식후 커피를 생활화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접근성 좋은 카페는 늘 사람들로 붐빈다. 현대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커피, 과연 몸에는 좋을까?
커피와 건강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커피가 건강에 해롭다는 주장에 따르면, 커피의 주성분은 카페인으로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두통과 불면증을 일으키고 긴장,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 또 커피의 산 성분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 점막을 자극하고 속쓰림을 유발한다. 매일 6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경우 위궤양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카페인 과다 섭취는 심혈관 건강에도 좋지 않다. 카페인은 심작 박동을 빠르게 하고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기 때문에 고혈압, 심장질환 환자에게는 좋지 않다.
물론 커피의 부정적인 효과는 많은 양을 섭취했을 때 나타난다. 적정량의 커피는 오히려 건강에 득이 될 수 있다.
최근 하루 3잔의 커피를 마시면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중국 쑤저우대학 공중보건대학 역학 및 생물통계학과 차오푸 커 교수팀이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한 영국인 18만여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3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심혈관 다발성 질환 위험이 48.1% 감소했다. 심혈관 다발성 질환은 제2형 당뇨병, 뇌졸중, 심장병 등 두 가지 이상의 심장대사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태다.
적정량의 카페인 섭취는 심혈관 다발성 질환 발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앞서 진행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결과가 나와 이번 연구결과에 힘이 실린다.
지난 2022년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디카페인, 분쇄 커피, 인스턴트 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는 것이 심장병 발생률 및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45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12년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를 마시는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및 관상동맥 질환,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발생률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드립 커피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커피에 포함돼 있는 항산화 성분은 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미가 있을수록 항산화 효과가 높지만, 위가 예민한 사람의 경우 커피를 마실 때에는 고소한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커피는 섭취량에 따라, 또 누가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하루 3잔의 커피는 건강에 유익하다. 단, 과다 섭취하면 도리어 몸에 해가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또 위가 약하거나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불면증을 겪고 있는 경우, 임신·수유 중인 경우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과유불급이다. 몸에 맞는 음식을, 적정량만큼 섭취해야 음식이 가진 효능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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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