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A씨의 얼굴에 볼록한 무언가가 만져지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여드름과 달리 살짝 단단한 '이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부풀어올랐고, A씨는 여드름을 짜내듯 손으로 압출을 시도했다. 내용물이 빠져나온 후 일시적으로 크기가 줄어든 듯 보였지만,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딱딱해지고 어두워진 환부, 없던 통증까지 생겼다. 결국 A씨는 늦게나마 병원을 찾았다. A씨의 얼굴에 난 '이것'은 무엇이었을까?
A씨를 괴롭힌 혹의 정체는 '피지낭종(표피낭종)'이다. 피지낭종은 피부 바로 밑에 생기는 1~5cm 정도의 양성종양으로 중심부에 구멍이 있다. 생명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크기가 커지고 염증성으로 발전할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피지낭종은 얼굴, 두피, 겨드랑이, 가슴, 엉덩이, 사타구니 등 신체 여러 부위에 생길 수 있고, 어린이보다는 성인에게서 흔하게 나타난다.
-피지낭종이 생기는 이유는?
피지낭종은 보통 피지, 기름 등을 배출하는 피부기름샘이 막히면서 낭종 주머니를 형성하고, 여기에 피지, 각질 등이 쌓여 생긴다. 노폐물들이 피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낭종의 크기는 커지게 된다.
-피지낭종은 어떻게 제거해야 할까?
낭종을 짜내 내용물을 빼낸다고 해서 덩어리가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는다. 특히 손으로 짤 경우 상태가 악화될 위험이 크다. 세균이 침투해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고, 피부 안쪽에서 낭종이 터지면 주변 조직과 유착돼 추후 치료를 받는다 해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피지낭종이 염증성이거나 생활에 불편함을 준다면 전문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적 또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이뤄진다.
낭종의 크기가 작다면 압출기, 레이저를 이용해 낭종 내부 물질을 제거한다. 다만 이 경우 낭종의 완전한 제거가 어려워 재발률이 높다.
피지낭종의 근본적 치료법은 수술을 통해 낭종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다. 수술은 부분마취 후 피부를 절개해 내용물을 빼낸 후 낭종 주머니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로 낭종을 제거하면 재발률은 낮아지지만 절개로 인한 흉터가 남을 수 있다.
피지낭종은 염증이 생겼을 때 문제가 된다. 낭종으로 의심되는 혹이 생겼다면 손으로 자극을 주는 것은 금물,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치료는 발생 초기에, 크기가 커지기 전에 진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