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수면장애를 겪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는 등 생활패턴의 변화가 수면장애를 부른다는 것이다. 특히 수면장애의 일종인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란 수면에 최적인 시간대에 잠들지 못하고, 잠드는 시간 자체가 자꾸 뒤로 밀리는 질병이다. 잠을 못자는 불면증과 달리,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수면 시간이 뒤로 밀리며 수면의 질에는 문제가 없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겪는 이들은 항상 새벽에 잠들지만, 출근이나 등교를 위해 아침에 겨우 일어나게 된다. 이상적인 수면 시간대에 잠들지 못해 오후 내내 졸리고, 저녁에는 정신이 맑아져 활동적인 모습을 띤다.
이러한 불규칙한 생활 습관으로 인해 제때 잠들지 못하는 증상이 계속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일어나야 할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 지각이 잦고, 피로 누적으로 인해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무기력한 증상이 이어져 삶의 질도 저하될 수 있다. 이를 회복하려면 밀린 수면 시간을 돌려놔야 한다.
먼저, 수면 시간과 기상 시간을 정해서 교정하는 방법이 있다. 2일마다 약 3시간씩 수면 및 기상 시간을 점차 변경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생체 리듬을 맞출 수 있다.
생체 리듬은 오전에 충분한 햇볕을 쬐면서 유지되는데, 햇볕을 쬐면 우리 몸에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합성된다. 멜라토닌은 수면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기상 후 2시간 이내에 30분 이상 야외에서 햇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야외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실내에서라도 충분히 햇볕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밤 시간대에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것은 수면에 방해가 된다. 우리 몸은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빛을 받으면 아직 잘 시간이 아니라고 판단해 각성 상태를 유지한다. 따라서 잠들기 2시간 전부터는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잠자리에 들 때는 스마트폰을 거실 등에 멀리 떨어트려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따뜻한 물로 반신욕이나 샤워를 하고,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심호흡은 근육을 이완시켜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수면에 진입하기 훨씬 수월해진다.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대표원장은 “자기 전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커피 등을 마시는 것도 수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잠이 오지 않을 때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술은 잠드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잠든 후 수면을 자주 분절시키는 효과가 있어, 오히려 잠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유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개인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도 좋다. 멜라토닌 약을 복용하거나, 태양광에 가까운 빛을 내는 광 치료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늦잠을 자고 지각을 하는 원인이 의지의 문제가 아닌 질병일 수 있음을 깨닫고, 치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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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