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이 생명인 녹내장 환자, 비행기 타도 괜찮을까?

▲ 출처=픽사베이 

안압이 중요한 녹내장 환자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압 차이가 있는 비행기 탑승에 대해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내 환경이 안압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는 비행기를 타는 데 문제는 없다. 다만 약물 점안 시간, 조도 및 건조함 등 관련한 기내 유의사항이 있으므로 여행 전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비행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주의사항을 미리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녹내장은 눈 속의 압력인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고도가 높아지는 비행기 탑승과 같은 기압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지면 기압이 내려가 안압을 올릴 수 있다.

다행히 기내에는 기압과 산소량을 조절하는 장치가 있어 안압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들에게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몇 주 내 망막수술 중 눈 안에 가스를 주입했다면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지며 눈 속의 가스가 팽창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안압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어 비행을 삼가야 한다.

평소에도 안압 조절을 위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약을 점안해야 하지만, 비행기를 탈 때나 해외여행 중에도 안약 점안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2번 점안하는 약은 12시간 주기, 한 번 점안하는 약은 24시간 주기라는 것을 기억하고, 장시간 비행이라면 기내에서도 점안 주기를 맞춰야 한다.


또 시차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며칠 이내의 짧은 여행이라면 시차에 관계없이 평소 점안 주기에 맞춰 점안하는 게 좋다.

낮은 조도의 기내에서 장시간 동안 엎드리고 있는 등 고개를 숙인 자세를 취하면 폐쇄각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동공이 일정 크기로 고정돼 눈 안 방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으로 치료를 받은 경우, 폐쇄각녹내장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급성 폐쇄각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비행 중 급성 녹내장 발작이 생기면 즉각적인 대처 및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장거리 비행 전 주치의와 충분한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건조한 기내 환경도 녹내장 환자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내는 습도가 15%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이는 일반적으로 쾌적하다고 느끼는 50~60%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안구건조증을 느낄 수 있고, 녹내장 안약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안약으로 인해 눈이 건조감에 더욱 예민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지 위해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고, 에어컨 바람이 눈에 직접적으로 닿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물감, 시야 흐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인공눈물약이나 연고를 점안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 시청이나 독서 시 중간중간에 고개를 들고 눈을 감고 있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등 눈을 쉬게 해주면 안압 상승을 방지에 도움이 된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장 유영철 전문의는 “해외여행 전 비행기 탑승이나, 시차가 있는 여행에 대해 염려하는 녹내장 환자들이 많다”며 “녹내장은 평생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므로 비행기를 탈 때도 관리가 필요하지만, 여행 전 주치의와 상의해 준비한다면 충분히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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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