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을 앞둔 민주씨는 한껏 차려 입고 신발장 앞에 섰다. 하이힐에 눈길이 가지만, 불편한 발로 하루종일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이건 아니지' 싶고, 그렇다고 운동화를 신기에는 옷과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그녀가 집어든 건 굽이 없지만 화려한 옷에 어울리는 '플랫슈즈'다.
편안함을 위해 선택한 플랫슈즈, 과연 발 건강에는 좋을까?
예상과 달리, 플랫슈즈는 하이힐 만큼이나 발에 무리를 주는 신발이다. 플랫슈즈는 하이힐과 마찬가지로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근육을 감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족부질환 중 하나다. 족저근막은 발 뒤꿈치뼈에서부터 발바닥 앞쪽으로 이어지는 부채꼴 모양의 두꺼운 섬유띠로,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 이 족저근막은 과도한 자극을 받게 되면 서서히 손상되고 염증 및 통증을 유발한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발뒤꿈치가 찌릿하고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오래 서있거나 걷기가 힘들고, 움질일 때 통증이 생겼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족저근막염은 발에 무리가 가고 피로가 쌓일 때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굽이 높은 구두나 딱딱하고 굽이 낮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경우,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경우, 급격한 체중 증가가 일어난 경우, 평발이거나 다리 길이가 맞지 않는 경우 등 발병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밑창이 얇고 딱딱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는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는 것은 발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플랫슈즈를 신으면 바닥에 전해지는 충격을 신발이 흡수하지 못하고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된다. 반복되는 자극에 족저근막이 손상되면서 족저근막염으로 이어진다.
족저근막염은 초기에 발견되면 통증을 줄이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보존적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해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생각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은 재발 가능성이 높아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굽이 높은 구두, 굽이 낮은 딱딱한 구두 등 발에 무리를 주는 신발은 최대한 신지 않는 것이 좋다. 2.5~3cm 정도의 넓은 굽이 있고, 1cm 정도의 여유가 있는 신발이 가장 적당하다. 또 하중 부담을 없애기 위해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바닥 마사지와 스트레칭 등 꾸준한 관리는 족저근막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발은 신체를 지탱하는 지지대다. 지지대가 무너지면 우리 신체도 온전할 수 없다. 중요한 신체 부위인 만큼 소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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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