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는 것이 잘 먹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한국 성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업무나 학습의 수행 능력이 저하되고 두통, 만성피로,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음손한의원 박다은 대표원장은 “신체는 잠을 자는 동안 다양한 면역 호르몬을 분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학습한 정보를 정리하고 기억으로 저장시키는 작용을 한다”며 “수면은 육체적 활동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바쁜 현대인은 숙면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먼저 수면 환경이 어떤지 되돌아봐야 한다. 침구는 편안한지, 함께 잠자리에 드는 가족이나 본인에게 수면장애는 없는지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만약 충분히 자고 일어나도 피로감이 느껴지거나 목 부근이 아프다면 베개 높이가 문제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베개의 높이는 7~9cm가 적당하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므로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 베개를 벴을 때 스스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높이가 본인에게 맞는 베개 높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베개가 너무 높으면 목과 얼굴이 앞으로 나오면서 근육이 계속 긴장된 상태로 자게 된다. 따라서 일어났을 때 목 뒤가 뻣뻣할 수 있다. 이는 일자목을 유발하며 혈압도 오르게 한다. 또 뇌가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숙면이 어렵다.
너무 낮은 베개를 베거나, 베개를 안 베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 또한 목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근육이 긴장하고 목이 뻣뻣해지며 불편한 잠을 청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추의 C자를 유지해주는 이상적인 베개를 찾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척추와 경추가 같은 선상에 있을 때 편하게 잘 수 있다.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웠을 때 귀 중심선과 어깨의 중심선, 고관절이 수평이 돼야 한다. 옆으로 잘 때는 귀 중심선과 어깨 끝이 맞아야 한다.
목동힘찬병원 신경외과 허준영 원장은 “베개의 재질도 숙면에 영향을 미치는데, 베개가 너무 딱딱하면 목 주변 신경이 눌리는 압력이 발생하고 혈관이 좁아지는 등 혈액순환에도 방해가 된다”며 “반대로 너무 푹신하면 머리 무게만큼 눌려 높이가 달라지므로 재질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 디스크 환자들은 목 부분이 꺾이지 않도록 목과 등이 편평하게 될 정도의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요즘은 침구 체험관도 많이 있어, 여러 베개를 체험해보며 나에게 맞는 베개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하루에 7시간 정도 베개를 베고 생활하는 만큼 본인에게 잘 맞는 베개를 찾아 수면의 질을 높여보자. 숙면을 통해 생활의 질도 함께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