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장상피화생’을 진단 받았다... 위암으로 이어질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45세 정모 씨는 최근 실시한 국가건강검진 위내시경 검사에서 장상피화생을 진단받았다. 수해 전부터 위염을 진단받았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정 씨에게 장상피화생은 낯설지만 위암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두려운 진단이다. 그럼 정 씨의 우려대로 장상피화생은 이후 위암으로 발전하게 되는 걸까?

장상피화생은 어떠한 원인에 의해 위 점막 표면 세포가 장 점막 세포 중의 하나인 소장점막 상피세포로 변화돼 본연의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갖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즉, 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바뀌는 걸 장상피화생이라 한다.

이러한 증상은 위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 점막 세포들이 손상되기 시작하는 위염에서부터 시작된다. 위염이 지속되면서 점막 세포와 분비샘을 파고드는데, 이때 구조가 파괴되고 점막 상태가 위축되며 약해지는 위축성위염으로 진행된다.

위축성위염으로 점막 세포들이 위축되고 얇아지며, 결국 위 점막이 장 점막처럼 변하게 되고 전혀 성질이 다른 형태로 변하는 것이다. 위염이 만성화가 돼서 위축성위염이 되고, 그것이 악화되고 오래되면서 자극이 지속돼 장상피화생이 된다는 것이다. 간단히, 위염→위축성위염→장상피화생 순으로 나열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 장상피화생을 방치할 경우 이후 이형성증이 발생하게 되고, 그 세포를 중심으로 분열되면서 암세포가 생기게 된다. 위암 발생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의미다.

2018년에 미국의 한 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장상피화생이 있는 경우 장상피화생이 없는 경우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4~11배 높다. 장상피화생이 있으면 장상피화생이 없는 것에 비해 위엄 발생률이 확연히 높은 것이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장상피화생은 물론 위암의 원인이 되는 위험인자로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흡연, 고염식, 고지방식, 여러 가지 숙주 요인이 있다.

먼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1994년 WHO에서 발암물질로 선정, 메타분석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위암의 위험성을 적어도 2~3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세계 위암 환자의 75% 정도가 헬리코박터균과 관련해 발생한다.

흡연 또한 2004년 WHO에서 광범위 메타분석을 통해 위암의 위험인자로 발표한 바 있다. 비흡연자의 위암 발생률은 흡연자보다 1.5~1.6배 높고, 매해 발생하는 위암 환자의 11%가 흡연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고염식, 즉 짜게 먹는 식습관도 위암 발생을 부추긴다. 가공육, 훈제육 등에는 아질산염이나 질산염 등의 첨가물들이 들어있다. 질산염 첨가물은 위암 발암인자를 촉진시켜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고염식을 할수록 헬리코박터균 감염 위험성이 증가하게 되면서 위 건강을 해롭게 한다. 고지방식 또한 담즙산역류를 일어나게 하며 이는 장상피화생을 촉진하고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숙주 요인으로는 나이와 성별, 가족력 등을 들 수 있다. 55~85세 사이의 위암 진단율은 70%가량을 차지하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2~5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또 가족력이 있을수록 발생률이 올라가게 되며, 이 외에도 자가면역성 위염이나 류마티스 질환 등이 관련 있다.

삼성S내과의원 송영석 대표원장은 “숙주 요인은 스스로 변하게 할 수 없지만, 그 외의 위험인자에 대해서는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며 이로써 위암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다”면서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통해 균이 검출되면 제균치료를 하고, 금연하며, 짜거나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는 습관으로 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의 발전과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위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서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위의 위험인자를 피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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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