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축하드립니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소중한 생명이 찾아왔다. 기쁨도 잠시, 걱정이 앞선다.
요즘에는 결혼 적령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결혼과 출산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모 나이가 만 35세 이상이면 노산으로 분류되고 고위험 산모에 해당한다. 이 경우 유산·조산, 임신 합병증 등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보통 아기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예비 엄마의 건강 관리가 시작되지만, 전문가들은 임신 전부터 균형 잡힌 영양섭취로 최적의 건강 상태를 만드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임산부는 물론 가임기 여성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는 '엽산'이다. 엽산은 비타민B군에 속하는 수용성 비타민으로 태아의 신경세포 형성에 관여한다. 엽산이 부족하면 조산, 태아의 체중 미달, 성장 지연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엽산은 태아의 척추, 뇌, 두개골의 정상적인 성장을 돕는 영양소로, 임신 초기에 엽산이 결핍될 경우 무뇌증, 척추 갈림증 등 선천적 장애인 신경관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
엽산 영양제는 임신 3개월 전 준비 기간부터 임신 초기 17주 기간까지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와 한국영양학회는 가임기 여성과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에게 하루 400㎍의 엽산 섭취를 권하고 있다. 또 일반 여성에 비해 세포분열이 활발한 임산부의 경우 하루 권장 섭취량은 600㎍이다.
엽산은 식품으로 섭취가 가능하다. 엽산이 풍부한 식품으로 쑥갓, 메추리알, 시금치, 깻잎, 딸기, 시리얼 등이 있다. 다만 식품 조리 및 가공 과정에서 영양분이 손실될 수 있기 때문에 엽산 보충제를 통해 보충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엽산 영양제는 아침 기상 후 또는 취침 전 공복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엽산 외에도 임신 중 섭취해야 하는 필수 영양소로 '철분'이 있다. 철분은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으로 에너지를 생성하고 체내에 산소를 공급한다. 철분이 부족하면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 성인 여성의 철분 일일 권장량은 12mg이다. 하지만 임신을 한 경우에는 태아의 혈액까지 산모를 통해 공급되기 때문에 철분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철분 필요량이 늘어나는 임신 16주부터 철분 섭취를 권장하고 있으며 임산부의 철분 일일 권장량은 24mg이다. 식품 섭취만으로 권장량을 충족하기는 어려워 철분 보충제를 복용해야 한다. 산모가 빈혈이 있거나 쌍둥이를 임신한 경우라면 더 많은 양의 철분 섭취가 필요하다. 공복에 비타민C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철분제는 출산 후 3개월까지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산모의 건강과 태아의 성장발달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D'도 잊어서는 안될 필수 영양소다. 비타민D는 자외선을 통해 피부에서 합성되므로, 야외활동이 줄어들면 비타민D 결핍이 생기게 된다. 임산부의 경우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밀도가 감소하고 태아의 뼈 형성이나 근골격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임산부는 일반 성인보다 비타민D 요구량이 많아 결핍이 일어나기 쉬운 만큼 비타민D가 첨가된 우유 또는 영양제로 보충해야 한다.
개개인마다 체질과 건강 상태가 다르기에 필요한 영양소의 양은 다를 수 있다. 주치의 상담 후 적절하게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김수안 NGT(네츄럴굿띵스) 대표는 "여성이 임신을 하게 되면 호르몬 변화, 입덧 등으로 일반적인 영양섭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부족한 영양소는 영양제로 보충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영양제 선택 기준과 관련해서는 "임산부 하루 권장량을 충족하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으며, 권장량을 초과한 고함량의 제품은 섭취해도 영양소가 대사되지 않고 몸에 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임신 중에는 체지방 감소와 관련한 모든 영양제를 비롯해 과라나 카페인이 함유된 제품, 밀크씨슬과 같은 간 건강 제품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예비 엄마라면 건강 관리는 필수다. 노산의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태아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데 온 정성과 마음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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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