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버들 쓰러트린 ‘강남 역병’의 정체는?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강남구의 한 클럽을 다녀온 후 객혈과 근육통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관할 구청이 위생 점검에 나섰다. 일명 강남 역병이라 불리며 피해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감염 전문가들은 이 질환을 ‘레지오넬라증’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한 달 전가량 강남 클럽에 다녀온 A씨는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으며,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수차례 해봤으나 계속 음성이 나왔다. B씨 또한 동일한 클럽을 다녀온 후 심한 기침과 함께 피가래가 묻어나왔으며,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이 레지오넬라증을 추정하는 이유는 레지오넬라균이 대형건물에서 사용하는 공용 냉방장비에서 주로 서식하기 때문이다. 에어컨 등 냉방시설 위생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레지오넬라증은 레지오넬라균이 공기 중에 떠돌다가 인체에 흡인돼 전파되는 질병이다. 레지오넬라 폐렴과 독감 형인 폰티악 열, 2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레지오넬라증 신고 건수는 45건이었으나 2016년 128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레지오넬라증은 여름철에 증가하는데, 더운 여름철에 번식 속도가 빨라지며 여름철 사용이 많아지는 냉각수와 에어컨, 샤워기 등에 균이 서식하기 때문이다.

레지오넬라증이 무서운 이유는 치사율이 15%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흡연자와 폐 질환 및 심혈관 질환자, 50세 이상 고령자는 감염률이 더 높다. 대표적인 증상은 고열과 마른기침, 두통, 근육통, 무력감 등이다. 또는 호흡곤란과 설사, 위장장애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균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 필터는 2주일에 1회 정도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중성 세제를 푼 미온수에 필터를 담그고 칫솔이나 솔로 세척한 후 그늘에 말려주면 된다.

냉각기 관리도 중요하다. 중성 세제 희석액을 분무기에 넣고 냉각기에 직접 뿌려주면 된다. 이와 함께 공중 수도 시설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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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