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할 수 있다.
한 이닝을 책임진 투수가 불펜으로 내려가서 웃옷을 벗고 어깨 부위에 얼음을 갖다 대며 찜질을 하는 모습이다. 투수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시속 140km가 넘는 공을 던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공을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던지기 위해서는 엄청난 운동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어깨 부위에는 과도한 수축과 이완이 동반된다. 한 이닝 동안 15개 남짓 공을 던지면 몸에 손상이 발생한다. 문제는 한 회가 끝나고 투수의 임무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선발투수는 적어도 다섯 이닝 정도는 책임져 줘야 한다. 그래서 투수는 이닝과 이닝 사이에 불펜에서 어깨를 냉찜질한다.
투수들이 이렇게 냉찜질을 하는 이유는 세포 내의 대사작용을 늦춰 손상 부위의 염증과 부종을 감소시키며, 혈관을 수축시켜 내부의 출혈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얼음이 환부 온도를 낮춰 혈류 움직임을 늦추는데 바로 이 때문에 염증이 생기는 속도도 늦어진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얼음을 갖다 대면 환부가 급속히 차가워지면서 일시적으로 마취 효과가 생기면서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냉찜질이 진통에도 효과가 있다.
냉찜질의 이런 효과 때문에 다른 운동선수들도 냉찜질을 즐겨한다. 지금은 은퇴한 영국 출신 유명 여자 마라톤선수 폴라 래드클리프는 얼음찜질 정도가 아니라 아예 얼음물 목욕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래드클리프는 대화가 끝나고 나면 욕조에 얼음과 물을 가득 채운 후에 30분 정도 푹 담그며 통증이 있는 부위를 마사지 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축구선수인 호날두 역시 얼음물 목욕 신봉자였다. 호날두가 여자친구였던 슈퍼모델 이리나 샤크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얼음물 목욕을 다 마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에피소드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일반인들도 격한 운동을 해서 피로를 느끼는 경우에는 바로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발목이 접질리거나 인대가 늘어난 경우에는 반드시 환부에 얼음을 갖다 대야 한다,
등산이나 운동을 하다 발목 등의 부위를 다쳤을 경우 더 이상 움직이지 말고 일단 휴식을 취한 뒤 다친 부위에 아이스팩이나 얼음찜질을 20분 간격으로 계속하고 다친 부위를 부목 등으로 압박한 다음 환부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것이 부종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다만 응급처치를 한 뒤 통증이 완화되었다고 해서 방치하면 만성적인 불안정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원에서 인대나 관절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만 만성통증이나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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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