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디스크 부르는 '골프'...동작 조절해서 허리 부담 줄여야

▲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이병규 원장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 골프가 유행하며 SNS에서 2030 세대의 골프 연습 인증 사진을 흔히 발견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조기 골프를 시작하는 아동청소년도 많아지며 골프의 인기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하지만 초보 골퍼일수록 바르지 못한 자세나 과도한 연습으로 허리, 어깨, 손가락, 발목 등에 부상을 입기 쉽다.

2018년 미국 피닉스의 세인트 조셉 메디컬 센터와 바로우 골프 재활 센터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골프로 다치는 가장 흔한 부위는 허리(55%), 어깨(20%) 등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골퍼들의 허리 퇴행성 질환 발병 연령이 젊어지고 있으며, 허리 디스크와 협착증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됐다. 다치지 않고 허리를 보호하면서 골프를 즐기는 법을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이병규 원장에게 들어봤다.

Q. 골퍼들이 가장 많이 부상당하는 부위는?
A. 골퍼들이 가장 많이 부상당하는 부위로 허리를 꼽는다. 실제로 골퍼의 50% 이상이 요통에 시달린다고 알려져 있다.

골프공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는 허리의 회전력을 이용하게 된다. 척추는 앞뒤, 좌우로 움직일 때보다 회전할 때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척추의 회전으로 인해 허리 근육의 사용이 늘면 척추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Q. 초보 골퍼가 주의해야 할 점은?
A. 초보 골퍼의 경우 스윙할 때 허리 근육이 덜 풀린 상태에서 갑자기 비틀다 부상을 입기 쉽다. 초보 골퍼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요통의 원인은 신체적으로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도한 연습으로 인해 허리 주변 근육과 힘줄, 인대 등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다. 또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잘못된 자세로 반복적인 스윙을 하는 경우도 요통이 나타날 수 있다.

Q. 허리를 과다하게 사용하면 어떤 문제점이 나타나나?
A. 골프는 정확한 자세로 스윙 궤도를 익혀야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고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는 섬세한 운동이다. 많은 연습과 코칭이 필요하지만 단 시간에 비거리 향상을 위해 무리하게 연습하는 경우 스윙 궤도는 무너지고 허리 부상만 남을 수 있다. 또한 허리를 과다하게 사용하다 보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Q. 허리 디스크의 증상과 치료법은?
A. 허리 디스크는 자세가 바르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디스크가 빠져나와 척추를 관통하는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허리 디스크는 밀려 나온 추간판이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이나 골반, 다리 통증 등을 유발한다. 허리만 아픈 경우도 있지만 엉덩이나 다리에 통증이 함께 오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테, 디스크 초기에는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 근육 이완제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Q. 골프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A. 평소 허리 통증이 있거나 허리가 약한 사람이라면 운동에 앞서 반드시 10분 정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매일 무리하게 연습하는 것보다는 강하게 연습한 날 다음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가볍게 연습하는 식으로 연습 강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만약 운동 중 허리 부상이 발생했다면 통증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미루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병을 키울 수 있고,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Q. 골프 동작 시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A.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거나 요통이 잦은 골퍼라면 통증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어드레스나 스윙 동작 등에서 다리와 발 자세를 약간만 조절해도 허리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어드레스 자세에서 허리 통증이 느껴진다면 다리를 조금 더 구부려 주는 것이 좋다. 백스윙을 할 때는 왼쪽 발뒤꿈치를 약간 들어 오른쪽으로 체중을 이동시키면 허리가 받는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또 바닥에 있는 골프 공이나 티를 집어 올리거나 꽂을 때도 허리를 갑자기 구부리기보다는 항상 한쪽 발을 앞으로 내밀어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허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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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