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인간 기상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었다. 유독 ‘무릎이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한 다음날이면 반드시 비가 내렸고, 그런 할머니는 ‘신기한’ 존재이자 대단한 능력자였다. “무릎이 아픈걸 보니 비가 오려나?”라고 했던 할머니는 어떻게 무릎과 비의 연관성을 생각했던 걸까? 정말 비가 내릴 땐 무릎 통증이 더해지는 걸까? 날씨와 무릎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비가 내리면 기압이 낮아지면서 몸에 영향을 주는 압력이 덜 가해지게 되고, 관절낭 내부의 압력이 상승하게 된다. 이때 관절낭 내부의 힘줄과 인대 등이 팽창하면서 주변 부위가 자극을 받아 통증이 발생된다.

또 비가 내리면 기온이 떨어지는데, 무릎 주변에 온도가 낮아지면 관절 속으로 오는 혈류량이 줄게 되고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들이 늘어 통증이 증가한다.

즉, 할머니의 무릎 통증과 날씨와는 긴밀한 관계가 있었던 것이다.

비오는 날 유독 무릎이나 허리 등 관절이 아프다면, 퇴행성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관절 손상 정도가 클수록 비 내리는 날의 통증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발생되지만, 운동선수나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일찍 퇴행성 관절염이 찾아올 수 있다. 관절은 많이 쓸수록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이 손상되고 힘줄은 점점 약해지게 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계속 관절을 사용하거나 체중이 관절에 실릴 때 그 통증이 심해지게 되며,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몸의 면역계가 몸을 공격하면서 관절에 염증이 생기며 연골이 상함으로 생기게 된다.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되는 통증이기 때문에 새벽이나 아침 시간대에 통증과 부기가 심하고 오후가 될수록 증상이 완화되는 특징을 갖는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이 있을 때는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감소해주는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기를 완화시켜주는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물론 관절의 지속적인 건강을 위해서는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