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한민국 스포츠 전망

▲김권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책임연구위원
다사다난했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의 코로나19 세계 대유행(Pandemic)은 온 사회를 뒤덮었고, 대홍수에 노아의 방주처럼 팬데믹 상황의 구원자로 치료제와 백신에 관심이 집중된 한해였다. 현재는 어느 나라의 누가 먼저 백신 접종을 받느냐에 관심이 쏠려있기도 하다.

그 와중에 대한체육회 100주년이 무색하리만큼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많은 타격을 입었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의 연기를 포함하여 각종 국제대회는 취소 또는 연기되었고, 프로스포츠의 무관중(또는 축소) 경기, 전국규모 대회 취소, 국가대표선수 퇴촌, 생활체육교실사업 중단 및 각종 체육시설의 운영 중단과 폐업 등은 생활체육활동 제한부터 엘리트체육 경기력향상 지원 중단까지 많은 어려움을 가져왔다.

그러나 한 겨울 얼음 밑의 시냇물 줄기가 여전히 흐르듯,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다양한 극복 노력은 지속되었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그림 1 참조)을 바탕으로 인권중심 스포츠 환경 조성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고, 지방체육회 선진화 및 법인화도 차근차근 추진되고 있다. 비대면 상황 지속으로 인한 경기력향상 지원 한계나 생활체육참여 제한은 비대면 콘텐츠 개발과 보급(그림 2 참조)으로 대체하였고, 가능한 경우 선택적 대면지원도 활발하게 추진하였다.

▲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 7개 권고안

한편으로 여전히 손흥민 선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전(토트넘 입단 후 개인통산 100골 위업 달성, 2020 FIFA 푸스카스상 수상)하고 있고(그림 3 참조), 김아림, 고진영 선수 등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우승 소식을 전해주었다. 국내 프로스포츠(농구 등)도 무관중경기이기는 하지만 시즌 개막을 통해 국민들의 관람 즐거움을 더하고 있고, 국민 개개인은 이제 다양한 ‘홈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빠져들고 있으며, 실외스포츠(등산, 자전거, 골프 등) 참여도 방역지침 준수를 통해 서서히 적응해가고 있다.

2021년, 여전히 우리에게 코로나19 상황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스포츠의 물줄기는 계속해서 흐르고 성장,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스포츠와 관련한 2020년 주요 이슈를 되짚어보고 2021년 신축년(辛丑年) ‘하얀 소’의 해에 우리나라 스포츠계를 전망해보면 다음과 같다.

2020년 스포츠계 8대 주요 이슈


▲인권중심 스포츠 제도적 기반 마련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 활동 종료와 더불어 스포츠분야 7개 권고안이 제안되었고, 국민체육진흥법 3차례 개정 등 인권중심의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또한, 8월에는 스포츠윤리센터 개소를 통해 체육인 인권보호와 스포츠 비리 근절의 토대를 갖추었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연기 및 각종 경기대회 취소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인해 2020 도쿄 하계올림픽 및 패럴림픽대회가 연기되었고,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폐쇄로 인한 훈련 중단 상황을 맞이하였다. 특히, 올림픽출전 자격 획득 및 국가대표선수 선발 차질에 따라 선수들의 경기력 유지와 지원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지방체육회 회장 민선화 및 법인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의 겸직금지로 지방체육회의 장을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민선회장을 선출하게 되었고, 법정법인화 역시 추진되어 독자적인 사업이 가능한 길을 열게 되었다.

▲무관중 경기와 대회 취소 및 연기

코로나19 상황 지속에 따라 프로스포츠 리그 중단 및 조기 종료, 개막연기, 프로스포츠 무관중 경기 등이 진행되었고, 전국규모 종합대회 및 종목별 대회, 생활체육대회 등이 연이어 취소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코로나19와 비대면 스포츠 활성화

코로나19 상황은 영상 콘텐츠(홈 트레이닝, 대입 실기 준비 등)를 활용한 온라인 체육활동의 활성화를 만들어냈고, 5G, AI등 과학기술을 접목한 산업이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19와 스포츠산업의 피해

코로나19 상황은 스포츠산업체의 매출 감소와 스포츠시설업 7.4%, 스포츠용품업 2.3%, 스포츠서비스업 2.4%의 휴업률(2020년 9월 기준)로 이어졌고, 회원 감소 및 비용부담 등으로 인한 폐업 업체도 증가하였다.

▲대한체육회 100주년

1920년 조선체육회 창립(1920년 7월 13일) 이후 100년의 역사를 맞이한 대한체육회는‘대한민국 체육의 과거’와 국민과 함께할 미래’를 주제로 기념식을 개최 하였고, 더불어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대한민국 체육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 매설식을 열기도 하였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종목 발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온라인 이사회(2020. 12. 7.)를 통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개최 종목에 브레이크댄스,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서핑을 추가하였고, 2020 도쿄 하계올림픽 추가 종목인 야구와 소프트볼, 가라테를 제외하였다.

2021년 스포츠 분야 5대 전망

▲공정스포츠 환경 조성 기대 확대

문체부 스포츠혁신위원회 권고안 이행 및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인권중심의 스포츠 거버넌스 구축, 제도 개선, 인식 변화 등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징계정보시스템 구축, 피해자 보호, 스포츠윤리센터 권한 강화, 선수관리자 등록, 인권침해 예방교육 등 인권중심의 체육환경 조성에 관한 일들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더욱 확대되고 안착될 것으로 보인다.

▲체육단체 선진화 가속화

주요 체육단체장의 임기만료에 따른 새로운 단체장 선출(선임) 등 대대적인 체육조직의 환경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사회가 요구하는 공정성, 도덕성에 기초한 체육단체 선진화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체육활동 양극화 심화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백신과 치료제의 보급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현 상황의 유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대회개최 및 체육시설의 운영 불가로 비대면 스포츠 활동 상황의 지속으로 이어질 것이며,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스포츠 활동(골프, 등산, 캠핑 등)은 유지 내지 증가되는 반면, 지역 중심 공공체육시설 운영 중단에 따른 노인, 유·청소년 등의 생활체육활동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소외계층의 신체활동 참여 감소로 이어져 건강(비만, 치매 등), 정서(우울, 불안 등) 등에 악영향을 주고, 사회 불안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스포츠산업 신성장 분야 활성화

코로나19 상황은 사회 전반에 걸쳐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으나, 과학기술을 접목한 AI, 증강현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신산업 분야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스포츠 활동 역시 홈 트레이닝, 개인 중심 대회 참여, e스포츠 참여 등이 활성화되고 있고, 수요의 변화에 맞추어 새로운 스포츠산업 분야가 급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력향상 지원 요구 증대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의 연기와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폐쇄 등은 엘리트스포츠 선수들의 사기를 꺾는 상황이었다. 연이어 전국규모 대회나 집체 훈련 실시 불가 역시 상시 훈련을 통한 경기력 향상과 유지에 집중하는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많은 불안감을 안겨주었고, 비대면 스포츠과학 지원의 확대를 통한 극복이 필요하다. K-방역의 성공 모델과 같이 K-트레이닝이 국제적인 훈련 표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예부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어렵고 두려운 길이라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설렘과 용기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혼돈과 어려움의 시기이나, 우리 모두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차근차근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혼란스러움에서 오히려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와 상관없이 스포츠 혁신을 통한 선수인권 향상과 경기단체 선진화, 스포츠 활동 양극화 해소, 스포츠산업 활성화, 경기력향상 지원 지속 등은 오히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이라기보다는 이미 걸어온 길에서 좀 더 나은 길로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시는 많은 분들께 본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하며, 스포츠계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이 새해에는 좀 더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1년이 보다 더 나은 대한민국 스포츠로 발돋움하는 새로운 한해이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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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