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한민국 사회의 만혼 경향이 고착화되고 출산 연령대가 지속적으로 상향 이동함에 따라, 고령 산모들의 건강 지표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고령 임산부에게서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임신성 당뇨병’이 고령 임신 확산과 맞물려 급증하며, 현대 모성 보건의 새로운 위협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최신 당뇨병 팩트시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 분만 건수는 40만 1,435건에서 20만 9,822건으로 약 절반 가까이 급감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임신성 당뇨병 진단 건수는 3만 377명에서 2만 6,089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전체 분만 대비 임신성 당뇨병의 발생 비율은 7.6%에서 12.4%로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특히 40세 이상 산모의 경우 약 5명 중 1명이 임신성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 증가에 따른 발병 위험도가 심각한 수준임을 시사한다.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기 위하여 태반에서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된다. 이 과정에서 산모의 신체는 자연스럽게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인슐린 분비량이 충분히 증가하지 못할 때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한다. 고령 임산부의 경우, 임신 전부터 이미 인슐린 저항성이 높거나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이 저하되어 있을 가능성이 커 임신성 당뇨병의 위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임신성 당뇨병은 단순히 임신 기간에 국한된 일시적 질환에 머물지 않는다. 이는 태아 및 신생아에게 거대아, 신생아 저혈당,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산모에게는 전자간증(임신중독증), 임신성 고혈압, 양수 과다증 및 난산의 위험을 가중시킨다. 더욱 우려되는 지점은 임신성 당뇨병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가 성장 과정에서 소아 비만이나 성인기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을 앓게 될 확률이 일반 대조군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즉, 임신 중 혈당 관리는 아이의 평생 건강과 직결되는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은 특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임신 24~28주 사이에 시행되는 산전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필수적이다. 진단 이후에는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되는데, 이때 단순히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임신성 당뇨병의 영양 요법은 태아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장하면서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과도한 탄수화물 제한보다는 복합 탄수화물 중심의 분할 식사가 권고되며, 필요시 케톤 수치 확인과 중등도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울러 출산 후에도 4~12주 사이의 추적 검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임신성 당뇨병 병력이 있는 여성은 향후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장기적인 건강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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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