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목과 어깨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대개는 단순한 근육 피로나 거북목 증후군으로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곤 하지만, 만약 통증이 반복되면서 팔 저림이나 보행 시 불편감이 동반된다면 이는 단순한 자세의 문제를 넘어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가 뼈처럼 딱딱하게 굳어 신경을 압박하는 ‘후종인대 골화증’은 자칫 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후종인대란 척추 몸통뼈 뒤쪽을 따라 위치하며 척추의 정렬을 유지하는 중요한 구조물이다. 어떤 원인에 의해 이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뼈처럼 단단해지는 ‘골화’ 현상이 일어나면, 척수관이 좁아지면서 그 안을 지나가는 척수와 신경들을 만성적으로 압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추 척수증은 손과 발의 미세한 움직임을 방해하고 근력을 약화시킨다. 무서운 점은 이렇게 약해진 상태에서는 가벼운 외상이나 목을 뒤로 젖히는 일상적인 동작만으로도 신경 증상이 급격히 악화되어 사지 마비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질환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서 상대적으로 흔하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 유전적, 인종적 요인이 깊게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당뇨나 비만, 면역 질환, 강직성 척추염 등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며, 주로 목 뼈인 경추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지만 드물게 등뼈나 허리뼈 부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인대가 서서히 굳어가는 특성상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단순한 목 부위의 뻐근함, 압박감 정도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골화가 진행되어 척수 압박이 심해지면 팔과 손의 저림, 통증, 감각 저하가 뚜렷해진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다리에 힘이 빠져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워지는 보행 장애가 나타나고, 말기에는 배뇨 및 배변 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다. 인대가 서서히 굳는 만큼 증상 역시 자연적으로 호전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밀 영상 검사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인 X-ray 검사로도 골화된 소견을 확인할 수 있지만, 병변의 구체적인 범위와 척수가 압박받는 정도를 상세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CT와 MRI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CT는 뼈처럼 굳은 인대의 형태와 척추관이 좁아진 정도를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며, MRI는 신경 자체의 손상 여부와 압박 상태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검사 결과는 단순 목 디스크와 질환을 구분하고 향후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치료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의 정도와 신경의 압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다행히 신경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초기 단계라면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한다. 그러나 척수 압박으로 인해 보행이 어렵거나 손의 미세 운동 기능이 떨어지는 등 신경학적 이상이 명확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수술의 핵심은 신경을 누르는 구조물을 제거하거나 공간을 확보하여 추가적인 신경 손상을 막는 데 있다. 다만 신경 손상이 이미 오랜 기간 진행된 상태라면 수술 후에도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후종인대 골화증은 질환의 발생 자체를 완벽히 예방하기는 어려운 병이다. 생활 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 인대가 굳는 과정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근거도 아직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가장 현명한 대처법은 증상을 민감하게 관찰하고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다. 특히 중장년층에서 목 통증과 함께 손놀림이 둔해지거나 걷는 것이 예전 같지 않다면, 이를 단순한 노화나 근육통으로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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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