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결핵은 여전히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감염병 중 하나로 남아 있다. 특히 전형적인 외관상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 결핵’은 조기 발견을 어렵게 하여 본인의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의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이 크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한 감염 질환으로, 대개 극심한 기침과 각혈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가 존재하며, 이는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활동성 무증상 결핵이다. 이는 폐 내에서 결핵균이 증식하며 조직을 파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본인은 기침이나 발열 등의 자각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대개 정기 건강검진의 흉부 방사선 촬영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둘째는 잠복결핵 감염이다. 결핵균이 체내에 침투하였으나 면역체계에 의해 증식이 억제되어 체내에 숨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시기에는 타인에게 균을 전파하지 않으며 방사선 검사에서도 정상으로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약화될 경우 언제든 활동성 결핵으로 발현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무증상 결핵이 위험한 근거는 '방치'에 있다. 활동성 무증상 결핵 환자는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인지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대화나 재채기를 통해 주변인에게 지속적으로 균을 노출시킨다. 또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폐 섬유화 등 비가역적인 폐 조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비록 전형적인 증상은 없으나, 신체가 보내는 미세한 신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2주 이상 미세한 마른기침이 지속되거나, 수면 중 식은땀이 나서 옷이 젖는 야간 발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결핵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아울러 오후 시간에만 나타나는 미열이나 설명되지 않는 급격한 체중 감소 역시 결핵균이 체내에서 활성화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
결핵의 확진을 위해서는 흉부 X-선 검사와 더불어 객담(가래) 검사가 병행된다. 잠복결핵의 경우에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TST)나 인터페론감마 분비검사(IGRA)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의 핵심은 '장기적이고 규칙적인 약물 복용'에 있다. 활동성 결핵으로 진단될 경우 통상적으로 6개월에서 9개월간 항결핵제를 복용하게 된다. 이때 가장 경계해야 할 점은 증상이 완화되었다고 판단하여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행위이다. 불규칙한 약물 복용은 결핵균에 내성을 부여하여, 치료가 극히 어려운 '다제내성 결핵'으로 변이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잠복결핵 또한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다. 발병 전 예방적 차원에서 약물을 복용할 경우, 향후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될 확률을 9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임상적으로 입증되어 있다.
결핵은 더 이상 과거의 질병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소리 없이 다가올 수 있는 현재진행형의 위협이다. 무증상 결핵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위생 철저와 기침 예절 준수는 물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 등 면역 취약 계층은 정기적인 흉부 방사선 검사를 생활화하여 보이지 않는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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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