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의 찬 공기와 극심한 일교차는 우리 몸의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 시기에는 감기나 폐렴 같은 일반적인 질환 외에도,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과 숨 가쁨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만약 추운 날씨 속에 기침이 잦아지거나, 흡연 혹은 격한 신체 활동 직후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기흉’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기흉은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예고 없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신속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흉은 폐 표면에 생긴 작은 구멍을 통해 공기가 새어 나오면서, 폐와 흉벽 사이의 공간에 공기가 고이는 질환을 말한다. 흉강 안에 공기가 점차 차오르면 폐가 제대로 팽창하지 못해 호흡곤란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새어 나온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흉강 내 압력이 급격히 높아지는 경우, 심장과 큰 혈관들을 압박하고 반대쪽 폐까지 눌러버리는 ‘긴장성 기흉’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므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기흉은 발생 원인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먼저 특별한 기저 폐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일차성 자발 기흉’은 주로 키가 크고 마른 체형의 젊은 남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반면 결핵, 폐기종,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기존에 폐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발생하는 ‘이차성 자발 기흉’도 있다. 흡연은 이 모든 과정에서 폐질환을 악화시키고 기흉의 발생과 재발 위험을 높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이 외에도 교통사고나 추락 등 외부 충격으로 폐가 직접 손상되어 발생하는 ‘외상성 기흉’이 있다.
기흉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흉통과 호흡곤란이다. 대개 한쪽 가슴이 찌르거나 쥐어짜는 듯 아프며, 숨을 깊게 들이쉴 때 그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이 통증은 가슴에 국한되지 않고 어깨나 등 쪽으로 퍼지기도 한다. 기흉의 범위가 작을 때는 증상이 경미해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공기가 많이 찰수록 숨이 가빠지고 어지럼증을 동반하게 된다.
다행히 기흉은 흉부 X선 검사만으로도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CT 검사를 통해 재발 위험을 평가한다. 치료법은 공기의 누출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침상에서 안정을 취하며 산소를 흡입하는 것만으로도 자연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공기 양이 많거나 호흡곤란이 있다면 흉관을 삽입해 내부의 공기를 강제로 배출시켜야 한다. 만약 기흉이 자꾸 재발하거나 폐에 뚜렷한 기포가 확인된다면 흉강경 수술을 통해 기포를 제거하거나, 흉막을 유착시켜 재발을 막는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기흉은 치료 후에도 재발률이 비교적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완치 이후의 생활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흡연은 기흉 재발의 주범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한 기압 변화가 급격한 환경은 폐 기포를 자극할 수 있다. 기흉 병력이 있는 환자가 스쿠버다이빙을 계획하거나 스튜어디스, 파일럿처럼 항공 여행이 잦은 직업을 가졌다면 사전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치는 것이 권장된다.
기흉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충분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병이다. 겨울철 반복되는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을 단순히 컨디션 난조로 여기지 말고, 증상이 있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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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