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움츠러드는 심장 혈관, ‘겨울철 협심증’ 경보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본격적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에 비상이 걸렸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는 데 더 큰 힘을 쓰게 되면서 심장의 부담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만약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야외활동을 할 때 가슴을 조이는 듯한 통증이나 답답함이 느껴진다면, 이를 단순히 추위 때문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겨울철에는 협심증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제때 대처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핵심 통로인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심장에 일시적으로 혈류가 부족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동맥경화로, 혈관 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점차 쌓이면서 혈액이 지나가는 길을 좁히는 것이 문제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흡연, 비만,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일수록 위험도가 높다. 특히 겨울철에는 추위 자체가 혈관을 수축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므로, 평소에는 잠잠하던 혈관 문제가 증상으로 드러나기 쉽다.

협심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을 쥐어짜거나 압박하는 듯한 통증이다. 주로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혹은 찬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었을 때처럼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다행히 휴식을 취하면 대개 수 분 내에 통증이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이 때문에 질환을 가볍게 여기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통증이 왼쪽 어깨나 팔, 목, 턱까지 퍼지거나 식은땀과 메스꺼움을 동반한다면 이는 심장이 보내는 절박한 구조 신호임을 인지해야 한다. 통증이 일시적으로 사라진다고 해서 안심할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신호가 있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협심증의 진단은 전문의의 증상 평가를 시작으로 심전도, 운동부하 검사, 심장 초음파, 관상동맥 CT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필요한 경우 관상동맥 조영술을 통해 혈관의 협착 정도를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기본적으로 혈관을 확장하고 심장 부담을 줄이는 약물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약물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협착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좁아진 혈관 속에 스텐트를 삽입해 길을 넓혀주는 중재 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만약 관상동맥이 여러 곳에서 막혀 있거나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면 막힌 혈관을 우회하여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주는 관상동맥 우회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협심증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근경색으로의 진행을 막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의학적 치료와 더불어 생활 습관의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겨울철에는 기온이 낮은 새벽이나 아침 시간대 외출을 가급적 피하고, 외출 시에는 충분한 보온으로 체온 변화를 최소화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권장되지만, 추운 날 야외에서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므로 실내 운동으로 대체하거나 충분한 준비 운동을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 아울러 금연을 실천하고 염분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을 유지하며, 혈압과 혈당 등 만성질환 수치를 꾸준히 관리하는 노력이 심장을 지키는 최고의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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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