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핵심은 ‘약물·생활습관·수술’의 통합”

▲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윤아 외과전문의
최근 ‘위고비’와 ‘마운자로’ 같은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등장하며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에 대한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비만율은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고혈압, 당뇨병 등 합병증을 동반한 고도비만 환자들은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 정윤아 외과전문의와 비만 치료제의 올바른 사용법부터 수술적 치료와의 유기적 결합까지 비만을 정복하기 위한 실직적인 해법을 알아본다.

Q. 최근 위고비 같은 비만 치료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어떤가?
A.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과거에는 본인의 의지만 강조했다면, 이제는 GLP-1 계열 약물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식욕을 조절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관심이 높은 만큼 오해도 많다. 단순히 살을 빼는 보조제로 여기기보다는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질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접근해야 한다.

Q. 위고비를 사용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면 ‘위고비 실패’인가?
A. 그렇게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모든 약물은 개인별 대사 반응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위고비 효과가 미비하다고 해서 모든 GLP-1 계열 약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약물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제제로 교체하거나 GLP-1과 GIP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작용제’를 사용할 때 체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사례도 임상 현장에서는 적지 않다.

Q. 약을 써도 살이 빠지지 않는 ‘정체기’가 빨리 오는 이유는?
A. 많은 경우 투여 용량과 기간의 문제이다. 목표 용량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저용량을 너무 오래 유지하면 감량 폭이 줄고 정체기가 빨리 찾아올 수 있다. 비만 치료는 단기간의 승부가 아니다. 최소 수개월 이상 충분한 투약 기간을 두고 전문가와 함께 용량을 조절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Q. 투약 후 근육량이 줄어드나?
A. 근육 감소는 위고비만의 부작용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체중이 줄어들 때 동반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과도하게 걱정하기보다는 예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근손실을 최소화하고 감량 후 다시 살이 찌는 요요 현상도 막을 수 있다.

Q. 약물 치료 외에 ‘수술적 치료’는 어떤 경우에 고려해야 하나?
A. 고도비만이거나 당뇨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수술이 약물보다 더 근본적이고 강력한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약물과 수술을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대립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을 먼저 쓰고 수술을 하거나, 수술 후 약물로 관리하는 등 '순차적·보완적 통합 전략'이 비만 치료의 핵심이다.

Q. 마지막으로 비만 환자들에게 당부 한마디
A. 비만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의료적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임의로 진통제를 먹듯 약을 남용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정체기가 오더라도 이를 치료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전문가와 함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리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건강 회복의 출발점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