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 높은 운동이나 격한 활동을 할 때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적은 운동량에도 숨을 헐떡인다면 건강상의 문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 발표한 2024년 폐질환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6%가 숨가쁨 등 호흡곤란을 경험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진료를 받아본 사람은 15%에 불과했다. 숨가쁨 증상을 느껴도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숨가쁨 증상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COPD는 폐에 지속적인 염증이 생기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공기가 원활하게 드나들지 못해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흡연으로, COPD 환자의 80~90%가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통해 들어오는 각종 유해 물질이 폐포를 손상시키고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외에 미세먼지, 산업현장 유해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COPD의 원인이 된다. 또 폐렴, 기관지염 등 호흡기 감염을 자주 앓아도 폐 기능이 약해져 COPD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COPD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 곤란이다. 기도가 좁아지고 폐포가 손상되면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 호흡 곤란과 저산소증으로 인한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초기에는 가벼운 호흡 곤란,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저하되고 심장 합병증으로 이어져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실제로 COPD 환자 10명 중 3~4명은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장 합병증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내 산소가 부족하면 심장은 산소가 포함된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기 위해 더욱 빠르게 뛴다. 심장 활동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심장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COPD 발병률은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COPD가 세계 사망 원인 4위에 해당하며 오는 2030년에는 3위로 올라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COPD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이다. COPD는 흡입제 사용, 호흡 재활 치료, 산소 요법, 외과적 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한번 손상된 폐는 완전히 회복하기 어렵다. 이유 없이 숨가쁨 증상이 반복될 때는 COPD 전조증상을 의심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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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