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혹시 나도 ‘카페인 의존증’?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이 아침마다 한다는 '커피 수혈'. 수혈을 하듯 커피를 마셔 피로를 회복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커피 속 카페인은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뇌를 각성시키고 일시적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려 집중력을 높여준다. 커피의 이러한 효능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커피를 찾게 된다. 특히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요즘 같은 때에는 춘곤증이 밀려오면서 커피에 더욱 의지를 하게 된다.

커피의 이점은 다양하다. 커피에는 클로로겐산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포함돼 있는데, 클로로겐산은 몸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활성 산소는 많아지면 건강한 세포를 공격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항산화 효과가 있는 커피를 섭취하면 만성질환 예방은 물론 세포 손상을 방지해 노화를 늦출 수 있다. 클로로겐산은 지방 흡수를 억제하고 지방 분해를 촉진해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또 커피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효능만 보면 커피는 몸에 이로운 음식이지만, 커피를 과다섭취할 경우 도리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지나친 카페인 섭취는 수면장애, 두통, 위장 장애, 심박수 증가, 탈수 등을 유발한다. 또 중추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으면 불안, 긴장 등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집중력도 저하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23년 기준 405잔으로, 세계 평균(152잔)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커피 소비량이 늘어남에 따라 지나친 카페인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카페인 하루 권장량은 400mg 이하로, 커피 한 잔에는 100~200mg의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커피 2~3잔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적정량 이상의 커피를 매일 같이 마시면 카페인 의존증이 심해지고 건강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카페인 의존증이 있는 사람은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시고,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았을 때 ▲두통 ▲불안 ▲집중력 저하 ▲피로 등을 느낀다. 또 카페인 섭취 후에는 ▲속이 쓰리고 ▲메스꺼움을 느끼며 ▲심장이 빠르게 뛴다. 이 외에 ▲근육 경련 ▲잦은 소변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카페인 의존증이 지속되면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도 해칠 수 있다. 커피 섭취량을 조금씩 줄여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 커피를 디카페인 커피나 카페인이 없는 음료로 변경해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복 상태일 때와 늦은 오후에는 커피 섭취를 피해야 한다. 공복에 커피를 마시면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잠들기 전에 커피를 마시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카페인은 3~5시간 정도 효과가 지속되므로 잠들기 5시간 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잡힌 식단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도 카페인 의존증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국민 기호식품인 커피는 양면성을 가진 식품 중 하나다. 다양한 효능을 지녔지만, 지나친 섭취는 독이 될 수 있다. 개인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적정량을 섭취해야 커피 한 잔이 주는 행복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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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