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알코올의 늪에 빠진 사람들, '알코올의존증' 극복할 수 있을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술은 양면성을 가졌다. 적당한 음주는 혈중 HDL 콜레스테롤을 상승시켜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적포도주에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성분이 많아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데 효과적이다. 콜레스테롤은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흔히 HDL 콜레스테롤(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좋은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HDL 수치를 높이고 LDL 수치를 낮추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 할 수 있다.

물론 술의 이로운 효과는 적정 음주량을 지켰을 경우에 해당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해 놓은 하루 허용 권장량은 성인 남성 40g(약 4잔), 여성·노인 20g(약 2잔)이다. 특히 몸 속 알코올 분해능력이 부족해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사람이라면 적정량의 절반 이하를 마시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술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적정량 이상의 음주를 하게 된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독이다. 성인 남성은 하루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 마시게 되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WHO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 전 세계적으로 약 260명이 알코올 소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60만 명은 비감염성 질병으로, 70만 명은 부상에 의해, 30만 명은 감염성 질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지나친 음주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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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술을 과잉 섭취해 음주 행위를 조절할 수 없는 상태를 '알코올의존증'이라 한다. 초기에는 술을 마시는 횟수, 음주량이 늘어나고, 음주 후 필름 끊김, 불면증, 두통, 메스꺼움 등 음주 관련 문제들이 발생한다. 또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금단 증상으로 손 떨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술로 인해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심리적 스트레스, 우울감으로 이어져 또 다시 술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심한 중독 상태에 이르면 자살 충동까지도 느낄 수 있다.

알코올은 신체 건강도 무너뜨린다. 뇌를 손상시켜 인지력, 판단력을 저하시키고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또 폭력성을 불러일으켜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잦아진다. 이 외에도 알코올은 간, 심장, 위, 췌장 등 각종 장기를 손상시켜 신체질환을 유발, 악화시킨다.

알코올의존증을 방치하면 신체적·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져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스로 많이 마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주변의 조언을 잔소리로 여긴다. 알코올의존증이 어느정도 진행됐을 때는 자제력을 이미 상실한 상태로, 가족의 도움과 지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알코올의존증은 ▲약물치료 ▲심리치료 ▲입원치료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금단 증상 완화제, 알코올 갈망 억제제 등을 활용한다. 다만 약물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에 치료 시작 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환자에게 맞는 약물과 용량을 결정해야 한다. 상담과 심리 치료도 병행된다. 알코올의존증 회복을 위해서는 정신적인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상담 치료는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고 외래 통원치료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는 일정기간 입원치료가 권장된다. 술과 격리된 공간에서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며 해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술은 세로토닌,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로 인해 중독의 늪에 빠지게 된다. 알코올의존증은 정신질환이다. 개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고 삶 전체를 송두리째 망가뜨린다. 환자 개인의 치료 의지가 중요하지만, 술에 대한 절제 능력을 잃은 상태에서는 주변인들의 관심과 도움이 필수적이다. 환자, 그리고 가족들의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알코올의존증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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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