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젊은 사람도 깜빡깜빡... '청년치매' 주의해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노화가 진행되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기억력, 주의력, 언어 능력, 시공간 능력, 감정 조절 능력 등이 모두 인지기능에 해당한다. 뇌의 노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인지 기능이 빠르게 저하되고,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노인성 치매는 65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65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는 조발성 치매 사례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조발성 치매 환자는 전체 환자의 8%로 나타났다. 2009년 1만7772명이던 환자 수는 2019년 6만3231명으로 10년간 약 3.6배 증가했다. 40~64세에서 이제는 30대 초반까지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경각심을 요하고 있다.

20~30대에 심각한 건망증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청년치매', '영츠하이머'와 같은 신조어가 생겨났다.

청년치매도 노인성 치매와 증상이 동일하다.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등이 저하되는데, 노인성 치매보다 진행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초기 증상으로는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최근에 일어난 일, 약속 등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또 사고력, 판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해지면서 우울증, 불안장애를 겪게 되고, 좋아했던 취미생활에도 흥미를 잃게 된다.

청년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에는 수면장애, 스트레스, 우울증, 음주, 흡연 등이 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면 체내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뇌세포가 손상을 입게 된다. 수면장애가 지속될 경우 치매를 비롯해 뇌경색, 뇌졸중, 뇌출혈 등 뇌혈관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도 집중력, 기억력 저하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우울증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코르티솔은 기억과 학습을 조절하는 뇌의 해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 외에 음주, 흡연도 치매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지나친 음주로 블랙아웃 증상이 반복되면 해마 손상으로 기억력이 감퇴할 수 있다. 흡연도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제한해 뇌세포 손상을 유발한다.

청년치매는 증상 진행 속도가 빠른 만큼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대처해야 한다. 현재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약물 치료와 재활 치료가 시행된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충분한 수면 등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있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친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독서, 퍼즐 등 뇌를 자극하는 활동을 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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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