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물러간 자리에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더위에서 벗어난 기쁨도 잠시,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잔병치레가 많아진다.

계절이 바뀌면 우리 몸은 변화된 기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돼 면역력이 떨어진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피로,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환절기에는 감기, 알레르기 비염, 대상포진, 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주의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코와 기관지가 마르면서 바이러스 침입이 쉬워진다.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힘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감기에 걸리기 쉽다. 감기는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가래, 오한, 발열, 두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감기와 증상이 유사한 질환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환절기 불청객이라 불릴 만큼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비염 환자들이 늘어난다. 꽃가루, 미세먼지, 진드기 등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코 점막을 자극해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가을 환절기에는 코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자극에 민감해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을 방치하면 만성화돼 축농증, 중이염, 천식 등의 합병증 위험을 높이게 된다.

환절기에는 대상포진 발병률도 높아진다. 대상포진은 면역력과 체력이 저하될 때 찾아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면서 붉은 반점과 수포가 생기고, 타는 듯한 느낌과 찌릿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지만,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신경통, 뇌막염, 안면신경마비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예방접종을 하면 발병 가능성을 50~70% 낮출 수 있고, 발병하더라도 후유증 발생 확률이 낮다. 50세 이상 중장년층, 면역 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권고되고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도 면역 기능과 관련이 있으며, 가을 환절기에 건조한 바람이 피부의 수분을 증발시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가려움증과 발진을 일으킨다. 가려움이 심해 피부를 계속 긁으면 조직이 손상돼 염증을 더욱 악화시키고, 가려움증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

환절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손을 자주 씻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의 60% 이상이 손을 통해 전염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만 잘 씻어도 감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하루 1.5~2L의 충분한 물을 섭취하면 기관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실내 적정 온도(18~22도) 및 습도(50~55%)를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