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속설] 음주 후 찜질방에서 땀 빼면 해독에 도움 될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간암, 대장암, 유방암, 식도암, 구강암, 후두암 등을 일으키며, 치매와 고혈압, 당뇨, 췌장염과 발생과도 연관돼 있다. 연중 맥주 소비량이 가장 많다는 여름, 음주와 건강에 대해 잘못 알려진 속설들을 알아보자.

먼저 ‘술을 먹고 안주를 먹어야 덜 취한다’는 것. 보통 술자리는 저녁 시간에 이뤄지므로, 식사와 함께 혹은 식사를 거르고 술을 마시게 된다. 배가 고플 때 술을 마시면 간이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알코올 분해가 늦어질 뿐 아니라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하게 마시게 되면서 빨리 취하게 된다. 많은 양의 알코올이 소화기관과 뇌, 신경세포에 동시다발적으로 흡수되면서 빨리 취할 뿐만 아니라 장기에도 자극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술을 먹고 안주를 먹어야 덜 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안주를 먹은 후 술을 마시면 알코올을 흡수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양 또한 자연스레 적어지면서 술에 덜 취하게 된다.

‘주량은 술을 마실수록 늘어난다’는 말도 있지만, 술을 계속 마시면 뇌가 술에 익숙해질 뿐 주량이 느는 것은 아니다. 음주가 습관이 되면 뇌가 알코올에 적응된 것이며, 간의 해독 기능이 강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체내에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면서 건강을 해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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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는 ‘해장술과 찜질방’에서 땀을 빼는 것 또한 잘못된 속설이다. 이 두 가지는 알코올 분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술을 마신다면 알코올이 소화기관의 감각을 떨어뜨려 잠시 숙취를 잊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체내에 더 많은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쌓이면서 더 심한 숙취로 이어지게 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독성을 가진 물질로,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이 간의 분해 효소에 의해 바뀐 것이며, 두통 등 숙취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다.

술 마신 다음 날, 땀을 빼면 알코올이 함께 빠지는 것 같은 개운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음주 후 찜질방이나 온탕에 들어가 급격하게 체온을 올리면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에 과도한 혈류가 몰리게 된다. 또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물이 많이 필요한데, 땀 배출로 탈수 상태가 되면 채내의 알코올 분해를 더디게 하고 호흡곤란과 뇌의 저산소증을 불러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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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