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
병원에서 실제 환자의 압출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는데, 장갑을 끼지 않은 맨 손으로 압출을 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댓글이 종종 달린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리는 니들을 사용하여 염증 부위를 알맞게 절개한 후, 면봉으로 압을 가해 면포를 제거한다. 염증이 올라온 부위를 ‘맨 손으로’ 만져 면포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모공 입구를 찾는다. 일각에서는 이 작업을 왜 장갑을 끼지 않은 채로 하냐고 묻는다.
장갑은 촉감을 둔화시켜 판단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20년 전 개원 이래로 지금까지 쭉 맨손 압출을 고수해오고 있으며, 이 방식이 문제가 된 적은 없다.
압출에 중요한 도구인 손을 4단계에 거쳐 준비한다. 혈액 매개 감염 매뉴얼에 따라 손에 상처 여부를 체크한 후, 전용 세정제로 씻는다. 이후 세균제로 소독을 하고, 멸균 소독기 광선을 쬐어 준비를 마친다.
불빛 아래에서 육안으로 여드름 형태를 1차 파악하고, 맨손의 촉감으로 피부 속 여드름 모양을 2차 파악하여 당일에 압출할 여드름과 하지 않을 여드름을 선별한다. 모 방향을 파악하여 압출 전용 22게이지 니들로 면포가 배출될 길을 열어 주고 멸균 처리된 면봉으로 딱 필요한 만큼의 압을 가해 압출한다.
압출이 끝나면 다양한 방법으로 자극받은 피부를 충분히 진정시킨다. 압출이 필요하나 형태가 좋지 않은 염증은 전용 연고를 통해 건조시켜 압출에 용이한 상태로 바꾼 후 다른 날에 압출한다. 건조되기 전의 여드름은 농의 형태이지만 건조가 잘 되면 알갱이 형태가 된다. 이런 여드름이 제거 시 압출 자극과 통증이 적다.
장갑 미착용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압출기 사용이다. 요즘은 피부과에서도 최소화하는 추세다. 그러니 집에서는 더더욱 쓰면 안 된다. 자가 압출을 할 때는 면포 형태 파악이나 니들 절개, 기기 소독을 건너뛰기가 쉬우며 하더라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
그러니 감염의 위험이 높고, 주변 피부 조직은 손상되기 쉽다. 더불어 안타깝게도 여드름 씨앗이 완벽하게 제거되기도 어렵다. 입구를 열어주지 않은 채로 농이 터져 나오게 압출하면 염증 찌꺼기가 남아 재발만 잘될 뿐이다.
압출은 작업 숙련도에 따른 결과 차이가 존재하는 섬세한 영역이다. 잘못된 압출은 영구적인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그렇기에 자가 압출을 멈추고 전문가를 찾아가야 한다. 압출 전문가가 맨 손으로 압출하는 영상이 보고 싶다면 유튜브에서 ‘압출킹’을 검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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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