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속설]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질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한다고 한다.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이다.

한 조사결과를 보면, 노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 정도다. 보통 성인이 하루 평균 7~7.5시간 잠을 자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긴 편이다. 문제는 수면장애. 국내 64~84세 인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57.7%가 불면 증세를 호소했다는 결과가 있다.

잠을 자는 것은 몸과 정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회복시키고 생체리듬을 유지하게 한다. 제대로 잠을 취하지 못하게 되면 몸의 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면역기능 저하와 만성질환 위험까지 올라갈 수 있다.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낮 동안 잘 깨어 있지 못하고 졸림을 호소하는 상태를 말한다. 수면 리듬이 흐트러져 어려움을 겪는 상태 등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인 것.

잠자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수면의 질이다. 잠을 3~4시간만 자더라도 숙면을 취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병이 아니다. 반대로 8~9시간을 자는데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피곤하며 낮 시간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수면장애일 수 있다.

노년기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은 불면증과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들거나 짐이 들어도 자주 깨고,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 수면 부족 상태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는 생체리듬과 관련,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시간이 갈수록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 외에도 과다수면증과 기면증,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렘수면행동장애 등이 수면장애에 해당한다.

과다수면증은 밤에 최소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했는데도 낮에 과도한 졸음을 호소하는 경우고, 기면증은 이겨낼 수 없는 졸음으로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것이다. 코골이는 매우 흔한 현상이지만,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할수록 자주 깨고 체내 산소 공급이 어려워진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들 무렵 사지, 특히 다리의 특정 부위가 지속적으로 여러 불편감이 느껴져 잠들기 힘든 상태를 말한다. 또 렘수면행동장애는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이라는 수면 단계에서 비정상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고, 꿈과 관련된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행동을 보이는 질환이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수면장애들은 특히 노인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바로 치매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대표적인 치매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49%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수면장애의 원인이 이처럼 다양한 만큼 예방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커피, 홍차 등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자기 전 흡연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는 음주도 피해야 한다.

또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수면과 연관돼 있는지 확인하고 바꿀 수 있다면 다른 성분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잠이 안 온다고 수면제를 구입해 먹는 것은 결국 깊은 잠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지양해야 한다.

아울러 낮 시간 동안 햇볕을 쬐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숙면을 도움을 주고, 낮잠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이처럼 당연하게 생각했던 노인의 잠에 대한 속설은 사실과 다르다. 잠이 줄어든 것은 수면장애로 인한 것인 만큼 건강한 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잠은 건강 장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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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