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여름철 어지럼증... 원인은 '귀'에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연일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여름만 되면 기력이 떨어지면서 몸에 이상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어지럼증이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체온 조절 기능이 저하되고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장시간 햇볕에 노출되면 체온이 상승하면서 체온 조절 능력을 잃게 된다. 특히 평소보다 2배 이상의 땀을 배출하는 여름철에는 탈수로 인한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또 냉방기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심한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계절적 요인에 의한 증상이라면 태양광에 오랜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또 실내외 온도차는 5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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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특정 질환이 어지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메니에르병은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발병률이 높은 질환 중 하나다. 메니에르병은 발작성 어지럼증, 난청, 이명, 이충만감 등의 증상이 동시에 발현되는 질환으로, 내이의 내임파액이 많아지면서 압력이 증가해 발생한다.

내임파액이 과생성되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무더운 날씨에 내임파액이 증가해 메니에르병 유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여름철에는 외부 기압이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내이 압력이 높아지고, 습도가 높을수록 음속이 빨라져 귀에 부담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메니에르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20분 이상 극심한 어지럼증이 지속될 때는 메니에르병을 의심해야 한다. 메니에르병은 증상이 한 번 시작되면 20분 이상 지속되는데, 어지럼증 외에도 청력이 저하되고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내임파액의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보통 이뇨제를 사용해 내임파액을 조절한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생활 습관 교정도 병행돼야 한다. 저염식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술, 담배, 고카페인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메니에르병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석증도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귀 질환이다. 귓 속에 있는 돌을 '이석(耳石)'이라 하는데, 이석이 본래의 자리를 이탈해 돌아다니면서 귓 속을 자극하면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이석증은 메니에르병과 달리 증상이 대개 1분 이내로 짧게 지속되며, 청력 저하를 유발하지 않는다.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일 때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러움이 나타나며, 메스꺼움, 구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석증의 경우 대개 수주 이내에 자연 치유되지만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급성이거나 어지럼증이 심하다면 이석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는 '이석 정복술(이석 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머리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피하고, 평소 꾸준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또 비타민D를 보충하면 이석증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비타민D 보충을 위해서는 야외활동량을 늘리고, 필요시 영양제를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맞는 방법도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석증과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66만 명을 넘어섰다. 이석증 환자 수는 48만1096명, 메니에르병 환자 수는 18만1442명이다. 두 질환 모두 여성 환자가 70%로 여성 발병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이지만,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철에는 건강 관리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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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