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 왔다. 2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에 꽃망울이 터지고, 봄꽃이 수놓아진 거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곳곳에서는 봄맞이 축제가 열리며 사람들의 설레는 마음을 자극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따스한 봄날에 취해 있는 이 때, 몸을 감싸는 봄기운이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봄의 그림자처럼 찾아온 '꽃가루 알레르기'가 봄의 설렘과 건강한 일상을 앗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작은 꽃가루를 코나 기도로 들이마실 때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이다. 4월과 5월에는 꽃가루가 많이 날리기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요 증상은 비염, 결막염, 천식, 피부염 등이다.

꽃가루로 인해 알레르기 비염이 생기면 콧물, 코막힘, 재채기가 반복된다. 알레르기 결막염이 생긴 경우에는 눈이 가려워 계속 비비게 되고, 눈이 충혈되거나 눈곱이 낄 수 있다. 또 결막이 부어오르고 눈물이 많아지는 등 눈에 불편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천식이 발생하면 기침이 심해지고, 쌕쌕거리는 숨소리와 호흡곤란, 가습 답답함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과 피부발진, 피부 건조 증상을 유발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증상은 동시에 찾아오기도 한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중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 천식, 두드러기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 관련 질환들은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기에,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 치료 방법에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등이 있다. 원인이 되는 물질인 알레르겐(항원)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때는 마스크, 안경, 모자, 긴 옷을 착용해 알레르겐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기상청 날씨누리 생활기상정보에서는 꽃가루가 심한 4월부터 6월까지 '꽃가루농도 위험지수'를 제공하므로, 이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증상을 유발하는 알레르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레르기 진단 검사에는 ▲면역글로불린E(lgE) 수치로 알레르기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와 ▲꽃가루를 피부에 주입 또는 부착해 반응을 확인하는 피부 반응 검사가 있다.

알레르기 원인은 다양하지만, 모든 봄꽃이 알레르겐은 아니다. 봄꽃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벚꽃은 물론이고, 개나리, 진달래 등도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다. 반면 돼지풀, 야생 쑥꽃, 야생 국화, 과꽃 등은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참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삼나무도 봄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나무들이다.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식물을 미리 알아두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다리던 봄이 왔지만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까지 달갑지 않은 불청객들이 딸려 왔다. 봄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주변을 맴도는 불청객들이 우리 몸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철통방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