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찐 살은 나중에 다 키로 간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살이 다 키로 갈까?
소아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안일한 생각으로 방치하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와 개선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소아비만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성숙을 빠르게 하고, 성조숙증의 원인이 된다. 또한 키 성장 부진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이다.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높아지고, 초기에는 키가 잘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성숙이 빨리지는 만큼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된다.
결국, 성장호르몬 불균형으로 키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키 성장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소아비만 진단에는 체질량지수(BMI)가 사용된다. 체질량지수란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이라고 진단하지만, 소아청소년에서는 연령에 따라 키와 체중, 신체의 변동이 있기 때문에 체질량지수를 쉽게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만 2세 이상 소아청소년 비만을 진단할 때는 연령별, 성병 체질량지수 백분위를 사용한다. 성별, 나이를 기준으로 백분위 수가 85~94.9라면 과체중, 95 백분위 수 이상은 비만에 해당한다.
소아청소년기에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도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로 인해 당뇨, 고지혈증, 지방간, 뇌혈관질환, 심혈관계질환과 관절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소아비만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소아비만 치료를 통해 원활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소아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못된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오히려 키도 안 크고 건강도 나빠질 수 있다.
운동은 얼마나 격렬하게 하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소아비만뿐 아니라 성장발달에도 좋은 운동은 줄넘기, 자전거 타기, 수영, 달리기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고도비만이라면 무릎이나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가서 관절염이나 스트레스 골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체중 부하가 되지 않는 계단 오르기, 자전거, 수영, 걷기 등을 하루 30분 씩 매일 하는 것이 좋다.
소아비만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만 인내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가족 전원이 맞춰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다. 소아비만은 고기나 패스트푸드를 좋아하거나, 지나치게 과식을 하거나, 야식을 자주 먹거나 외식을 자주 하는 등 가족의 식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들이 함께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아이 또한 쉽게 치료되지 않는다.
음식은 반드시 일정한 시간에 식탁 등 정해진 장소에서만 먹고, TV를 시청하거나 핸드폰을 보면서 먹지 말아야 한다. 물론 아이에게 금지시킨 행동을 가족이 행한다거나, 아이에게 먹지 못하게 한 음식을 가족이 먹는 모습도 보이지 않도록 해야한다.
아울러 가능하면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평소 생활 속에서 온 가족이 몸을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 또 온 가족이 함께 하루 종일 먹은 음식의 종류와 양, 장소, 시간, 감정상태, 자세 등을 기록하는 식사 일기나 하루 동안 실시한 운동량을 기록한 운동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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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