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맞지 않은 신발을 신고 운동을 한 A씨. 발가락 끝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발톱이 붉어지더니 점점 검게 변해갔다. 변색된 발톱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A씨는 이를 방치해도 될지 고민에 빠졌다.
A씨에게 나타난 증상은 '조갑하혈종'이다. 외상으로 인해 손발톱 아래 출혈이 발생한 상태를 조갑하혈종이라 한다. 조갑(손발톱)은 반투명의 단단한 케라틴 판으로 손가락, 발가락 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내부 출혈이 발생하면 자연적인 배출이 어려워 피가 고이게 되고 혈종이 발생된다. 조갑 아래 고인 혈종이 발톱 멍으로 보이는 것이다. 흔히 발을 찧거나 발을 조이는 신발을 신는 등 물리적 자극이 가해졌을 때 조갑하혈종이 생길 수 있다.
조갑하혈종의 주요 증상은 손발톱 변색과 압통이다. 경미한 외상은 통증이 크지 않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멍 크기가 작고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자연 회복이 가능하다. 상처가 생긴 직후 냉찜질로 혈액의 양을 줄여주고 이후 온찜질을 해주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멍이 심하고 통증이 지속될 때는 정형외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종을 방치하면 손발톱에 영구적인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또 혈종이 피부를 짓눌러 손발톱 사이에 틈이 생기면 2차 세균 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손발톱이 들린 상태에서는 상처 부위를 소독한 후 거즈로 감싸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강한 충격에 의해 조갑하혈종이 발생했다면 X-ray 촬영으로 골절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골절이 아니라면 레이저치료, 주사치료를 통해 혈액을 배출시킨다. 레이저나 혈종 주사기로 손발톱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고인 혈액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혈액을 배출시키면 통증이 사라지면서 멍도 빠지게 된다.
한편 원인을 알 수 없이 손발톱에 멍이 들고,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손발톱 멍을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흑색종이 있다. 흑색종은 피부암의 일종으로, 멜라닌 세포의 악성 변화로 발생한다. 흑색종은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나타날 수 있지만, 동양인의 경우 주로 손발톱, 발바닥 등 신체 말단부에서 발생한다.
손발톱이 멍든 것처럼 검은 색을 띄거나 검은 세로줄이 생겼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흑색종은 악성도가 높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가볍게 여긴 증상들이 한순간에 건강을 앗아갈 수 있다. 신체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원인을 찾아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백세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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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